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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누적 매수 규모 12조 육박 "연중최고"/"반등 전조"-"시기 상조"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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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누적 매수 규모 12조 육박 "연중최고"/"반등 전조"-"시기 상조" 팽팽

입력
2004.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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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5월 중순 이후 야금야금 국내 주식을 사 모으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누적 매수규모는 어느새 연중 최고치까지 올라섰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는 주가 반등의 전조라는 기대감과 시기 상조라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720선 지켜

올 들어 5일까지 외국인이 거래소시장에서 사들인 주식의 총 매수액은 11조7,000억원 대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들은 '중국쇼크'가 국내 증시를 강타했던 5월초부터 순매수로 전환, 한달 여간 2조1,700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주식을 조금씩 사 모으기 시작해 어느새 직전 누적 순매수 최고치인 11조5,579억원(4월 26일)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거래소 시가총액 중 외국인 비중도 사상 최고치인 44%대에 근접하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인 매수세가 고물가·고유가·고실업의 '3고(高) 악재'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를 720포인트 밑으로 떨어뜨리지 않는 거대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SK증권은 "요즘 시황은 외국인들이 약세장에서도 순매수 행진을 꾸준히 이어가다 9·11 테러 이후 쏟아지는 매물을 대거 사들이며 지수를 대세 상승세로 역전시켰던 2001년의 상황과 유사하다"며 "외국인의 발이 빠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종합주가지수 720 전후에서 대형 우량주와 배당 관련주를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굿모닝신한증권은 최근의 외국인 순매수세가 규모 면에서 지나치게 적어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세 상승기였던 지난해 6월부터 올 4월까지 거래소 일평균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105억원이었으나 5월 이후 현재까지 253억원으로 4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외국인 매매동향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순매수 때보다 순매도 시기에 훨씬 강하다는 주장도 있다. 1992년 주식시장 개방이후 151개월 동안 외국인 순매수시 주가가 상승했던 경우는 절반에 불과했지만 순매도 때는 10번 중 7번 정도(71%) 주가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매수 非IT·내수주로 전환

대우증권은 외국인이 최근 매수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주식이 저평가돼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외국인이 공격적인 매수세로 전환했다기보다 저평가된 한국증시의 투자비중을 유지하기 위해 업종별 선별매매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성주 연구원은 "외국인의 업종별 매매동향을 보면 순매수로 전환한 5월 12일 이후 운수장비, 금융, 화학, 철강금속을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전기전자업종을 가장 많이 매도했다"며 "비록 지난달 12일 이후 전기전자 업종을 가장 많이 샀지만 이는 LG필립스LCD 상장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의 핵심적인 매수 대상은 소재와 경기관련 소비재, 금융 등 비(非)정보기술(IT) 업종이며 IT종목은 일종의 구색 맞추기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외국인 관심이 집중되는 종목으로 매수대상을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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