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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패티오가 있는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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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패티오가 있는 레스토랑

입력
2004.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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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입구에 들어서면 세련된 실내공간이 먼저 반기고, 그리고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드러나는 확트인 야외 공간이 정겹게 손님을 맞는다. 한여름 밤의 만찬이 벌어지고 있는 곳, 패티오(Patio)다.패티오란 스페인식 가옥의 안뜰을 가리키는 용어. 지중해 등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원 양식인데 국내에서도 최근 신축된 빌딩이나 새로 오픈한 레스토랑이 이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건물 안쪽에 자리잡은 패티오는 우리의 안마당, 안뜰 개념. 보통 문 입구 쪽에 있는 야외 정원이나 창가를 확 튼 테라스와는 자못 다르다.

‘안에 있는 바깥 공간’이어서 꼭 안에 들어가야만 바깥을 볼 수 있고 안을 통해서만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도 색다르다.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

나무와 풀, 꽃, 그리고 잔디와 마룻바닥이 어우러진 자리에 분위기 있는 테이블과 파라솔이 펼쳐지고 그 위에 스테이크나 파스타, 그리고 와인이 얹히면 농밀한 여름밤이 더욱 깊어지고 더위도 확 사라진다.

간혹 바비큐까지 더해지면 아끼는 사람과 함께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쑥스러운 듯 감춰진 공간에 자리한 패티오는 한밤에 더더욱 신비감을 발산한다. 마룻바닥에서, 또 나뭇가지에서 흘러나오는 은은한 조명은 같이 있는 사람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밤이면 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요즘부터 늦가을까지 패티오의 정취를 느껴보자.

/박원식기자 parky@hk.co.kr

■ 패티오가 있는 레스토랑

● 이선생 (02)545-1999 논현동 학동역 인근

미용계의 원로인 그레이스 리가 운영하는 중식당. 입구로 들어가면 왼쪽 벽면 바깥으로 길다란 패티오가 들어서 있다.

벽은 물론 바닥에도 목재 마루를 사용한데다 커다란 자작나무 한 그루를 심어 자연미를 살렸다.

녹슨 철로 만든 꽃 모양의 장식, 영국서 공부하고 온 젊은 인테리어 작가들이 만들었다는 플라스틱 테이블은 자연주의적이면서도 감각적이다. 천장에는 이동식 케노피가 설치돼 있어 비가 오거나 햇볕이 따가울 때 지붕을 씌울 수도 있다.

음식은 홍콩식 해물 위주의 요리를 주로 선보인다.

조개, 새우, 게, 생선 등 통영에서 매일 매일 가져 오는 신선한 해물들로 ‘오늘의 요리’를 내놓는데 요즘은 게와 새우 요리가 맛깔난다.

홍콩 스타일의 게요리는 끓는 기름에 소금과 후추 간을 해서 살짝 튀긴 다음 다시 뜨거운 포도씨 기름에 바싹 튀겨 나오는데 껍질까지 씹어 먹을 수 있을 만큼 부드럽다.

실제 껍질도 씹어 먹는다. 생강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새우와 생선으로 만든 탕수육격인 잔생선 탕어육도 인기.

점심 메뉴로는 빨간 소스가 무척 인상적인 사천자장(6,000원)이 잘 나간다. 색깔 만큼 맛도 맵다. 삼선자장과 기스면 등 점심 메뉴는 4,500원부터. 저녁은 개별요리가 1만5,000원, 코스는 3만원부터. 매콤한 메뉴에 어울리는 와인들도 두루 갖춰놨다.

● 보나세라 (02)543-6668 청담동 도산공원 정문 앞

30대 중반의 젊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그룹인 ‘비포 디자인’이 설계한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 벽돌도 이탈리아산을 사용하는 등 밀라노의 광장(삐아짜)을 주제로 실내외 인테리어를 꾸몄다.

입구에 들어서서 옆으로 나 있는 아치형 문들을 거쳐 지나가면 맨 안쪽에 패티오가 자리해 있다. 바닥에는 잔디가 깔려 있고 벽면을 따라 피어나 있는 꽃들과 담쟁이 넝쿨 등은 아늑한 정원 느낌을 준다.

높다란 나무들도 가지치기를 하지 않아 자연스럽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있으면 벽면 중앙에 설치된 벽돌 분수에서 물 흘러 내리는 소리가 시원하다. 녹색 잔디와 나무, 하얀색 꽃과 파라솔, 노란 테이블과 의자 등 3가지 색상이 조화를 이룬다. 나무까지 설치된 조명은 밤에 더더욱 빛을 발한다.

패티오는 캐주얼한 반면 실내는 정중하면서도 중후하다. 마치 이탈리아의 어두운 골목길을 걷는 듯한 느낌의 횃불 조명도 인테리어의 일부. 일부러 조도를 낮게 설정, 웬만한 레스토랑보다 어둡지만 대신 조명이 더 살아난다.

음식은 이탈리아에서 날아 온 파올로 데 마리아 조리장이 책임지며 이탈리아 북부와 중부, 남부 요리를 각각 2개월씩 돌아가면서 선보인다.

바르비레스코 와인소스를 곁들인 저민 안심요리와 해산물 링귀네 스파게티 등은 항상 잘 나가는 단골 메뉴. 6~7일에는 이탈리아의 유명 푸드컨설턴트 도미니끄 마르찌니씨와 함께 하는 만찬디너인 ‘아주 특별한 초대’ 행사를 갖는다.

파스타와 샐러드 등으로 구성된 1만5,000원짜리 점심뷔페는 여자 손님들로 가득하다.

● 더소설 (02)738-0351 통의동 경복궁 옆길

원래 일제시대 적산가옥을 허물고 2002년 신축하면서 1, 2층에 오픈한 와인 바&레스토랑. 실내에 들어서면 왼쪽 유리창 너머로 패티오가 보인다.

바닥에는 목재를 깔았고 테이블도 원래 집을 받치고 있던 대들보를 켜서 자재로 사용했다. 저녁 때면 바닥에서부터 새어 나오는 조명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패티오에 앉아서도 통유리를 통해 실내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그 건너편 대로변까지 내다 보인다는 것이 포인트. 두 벽면이 통유리여서 가능하다.

패티오에는 단풍나무, 건너편 대로변에는 은행나무들이 즐비해 가을이면 빨강과 노랑 잎사귀가 무성, 묘한 색의 대비를 이룬다. ㄷ자 빌딩의 안쪽에 마련된 공간이어서 2층에서도 패티오가 내려다 보인다.

음식은 세트 메뉴가 주종. 빵과 샐러드 파스타 커피나 차가 제공되는 점심은 1만3,000원, 저녁은 4만5,000원부터. 와인도 400여종을 구비하고 있다고. 2층은 갤러리 겸 레스토랑이 식사를 하면서 벽면에 전시돼 있는 그림들을 감상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열린 책들 출판사의 홍지웅 사장의 부인인 조영선씨가 운영한다.

● 베라짜노 (02)517-3274 청담동 고센 레스토랑 옆골목

입구에 들어서서 계단을 올라가면 패티오가 보인다. 잔디를 깔아놓은 바닥에 자갈길을 꾸며 놓은 것이 포인트. 더울 때 물을 뿌려 주면 시원하고 비올 때 몇 번 밟으면 신발의 흙이 다 떨어진다.

나무로 만들어진 테이블에는 테이블보가 씌워져 있고 나무 의자에는 방석을 깔아 자연미와 우아함을 동시에 살렸다. 파라솔 없이 밤하늘을 쳐다 보며 별을 세는 것이 재미.

와인나라닷컴과 아영주산에서 운영하는 와인바여서 그런지 360여 종의 다양한 와인을 구비하고 있는 것이 자랑.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와인 중 테스팅을 거쳐 주요 와인만 나라별로 갖추고 있다. 스파게티나 볶음밥 등 간단한 스낵류 식사도 제공한다.

실내 인테리어는 모던하면서도 심플한 것이 특징. 비싼 동네이지만 부담없이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 놨다. 가격도 중저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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