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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는 고등학교 여학생 테레사는 재클린 스타일"/NYT, 美대선 후보 부인 패션비교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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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는 고등학교 여학생 테레사는 재클린 스타일"/NYT, 美대선 후보 부인 패션비교 눈길

입력
2004.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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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운동이 뜨거워지면서 로라 부시 미 대통령 부인과 존 케리 후보의 부인 테레사 하인즈 케리 여사간 스타일 비교가 호사가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5일 역대 미국 퍼스트 레이디들의 '패션 편력'을 자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신문은 먼저 로라와 테레사 간 뚜렷한 패선 감각차를 부각했다. 로라는 취임 이후 4년 동안 단발 커트형의 헤어스타일을 고수하고, 항상 점잖은 옷만을 골라 입고 있다. 사서출신의 로라가 한마디로 고등학교 여학생 같은 패션 감각을 지녔다는 것이다.

반면에 억만장자였던 하인즈 그룹의 상속자와 사별해 백만장자가 된 뒤 케리와 재혼한 테레사의 화려한 스타일은 역대 영부인 중 가장 화려했던 재클린 케네디를 연상시킨다.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태어나 불어 등 외국어 능통하고 국제감각이 탁월한 테레사는 스웨터를 어깨에 걸치는가 하면 화려한 시계를 느슨하게 차 패션 리더임을 숨기지 않는다. 따라서 테레사가 백악관에 입성한다면 미국의 여성들은 재클린의 경우처럼 영부인의 패션 감각을 흉내내는 유행이 일지 모른다.

이 신문은 이 대목에서 재클린이 영부인의 패션 감각을 대중의 관심사로 끌어 올렸다는 대중의 상식이 역사적으로 볼 때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탁월한 패션 감각으로 미국 여성들의 유행 흐름을 바꾼 뛰어난 영부인들은 20세기 중반이전에도 상당수 존재했다는 게 패션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캘빈 쿨리지 대통령(1923∼1929년 재임)의 부인 그레이스 굿휴 쿨리지는 패션잡지 '베너티 페어'가 표지 인물로 다룰 만큼 당시 유행을 선도했다. 그녀를 자사 명예의 전당에 올린 베너티 페어는 "쿨리지 여사는 워싱턴에서 가장 사랑 받는 안주인"이라고 칭할 정도였다.

대통령 연구가 칼 앤터니는 "쿨리지 여사는 또 수영, 하이킹 등 스포츠에도 관심이 높아 스포츠웨어에 혁신적인 변화를 몰고 오기도 했다"고 평했다.

1886년 22살의 나이로 대통령 그로버 클리브랜드(1885∼1889년)와 결혼해 백악관 안방을 차지한 프랜시스 폴섬은 백악관의 여주인 중 가장 젊은 영부인 데다 미모가 뛰어나 언론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클리브랜드 대통령을 싫어했던 당시 언론들은 대통령을 '프랜시스의 남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역대 영부인들의 이 같은 화려한 내력은 언제 어디서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퍼스트 레이디가 일반인들과 다른 패션감각을 지녔다면 큰 파장을 낳을 수밖에 없음을 입증한다.

로라에 비해 튀는 의상을 입고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해 구설수에 자주 오르는 테레사의 패션을 고리로 이런 역사를 들춰낸 배경에는 케리 후보에 호의적인 뉴욕타임스의 정치적 의도도 있다고 봐야 할 듯 하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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