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권위주의와 관료주의, 방만한 경영, 자리중심의 조직문화를 '일과 현장 중심'의 수평적 조직문화로 혁신하겠다." 정연주(사진) KBS사장은 5일 기존 국장―부장―차장 체제를 팀장으로 단일화하는 대대적 조직개편(9일)을 앞두고 연 기자간담회에서 "팀제에 관한 국내·외 성공, 실패 사례를 두루 참고했고 1년 여의 힘겨운 내부합의과정을 거친 만큼 성공을 자신한다"고 말했다.정 사장은 "중간 관리자 층이 많고 일할 사람은 적은 '항아리형'구조, 차장만 되면 빨간 펜 들고 앉아 현장과 멀어지고, 승진하지 못하면 인생 패배자처럼 되는 것 등은 KBS만이 아닌 한국언론, 나아가 한국기업 전반의 문제"라면서 "팀제는 일을 통해 만족을 느끼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활기찬 조직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팀제 실패 사례의 공통점은 국·부를 팀으로 바꿨을 뿐 발탁인사나 서열파괴, 평가 등이 뒤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정 사장은 "후속대책으로 차별화한 보상체계를 마련해 내년 1월부터 실시하고, 직능별로 뛰어난 인재를 발탁해 팀장보다 더 대우해주는 '전문가 그룹'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직장협의회 구성 등 일부 중견간부의 반발에 대해서는 "어느 회사나 일 없이 고액임금을 받는 이른바 '창가족'이 있지만 KBS는 특히 많고, 감사원 감사에서도 방만한 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됐다"면서 "일한 만큼 보상을 받음으로써 스스로 떳떳해질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고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직장협의회 준비모임이 KBS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라면서 "뒤에 숨지 않고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좋지만 너무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KBS는 7개(여수 남원 군산 공주 영월 태백 속초)지역국을 폐지, 9총국 16지역국인 지역방송국 체제도 9총국 9지역국으로 축소 개편한다. KBS는 이번 개편으로 단기적으로는 연간 약 45억원, 장기적으로는 147억원의 비용절감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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