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최고 휴양도시 샌디에이고는 해마다 7월이면 미국 각지에서 모여든 만화 팬들로 떠들썩한 축제의 마당으로 변한다. 북미지역 최대 국제만화 컨벤션 행사인 '샌디에이고 코믹콘'이 열리는 까닭이다. 4일간의 행사기간 동안 몰려드는 8만명이 넘는 마니아급 만화독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려는 세계 각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경연은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 그 자체이다.행사의 권위가 높아지고 행사를 찾는 마니아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영화와 게임, DVD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출품되고 있지만, 초기부터 이 행사의 핵심 콘텐츠는 만화와 피규어(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캐릭터를 실재와 같은 모습으로 재현한 인형)였다. 행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그렇거니와 행사를 통해 진행되는 라이센스 비즈니스도 만화의 비중이 가장 높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은 세계 만화시장에서 아시아만화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우수한 아시아만화 콘텐츠 확보를 위한 미국 기업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쟁의 한가운데에 우리 한국만화가 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는 지난해부터 샌디에이고 코믹콘에 한국만화관을 열고 국내 만화기업들의 수출 비즈니스를 지원해오고 있다. 만화(Manhwa) 브랜드화를 통해 세계 만화계에 일본의 망가(Manga)와 함께 아시아만화의 전통을 주도해온 한국만화의 우수성을 각인시켜 독자층을 넓혀간다는 것이 국내 만화기업들의 전략이다. 지난해 이 행사에서 100만 달러의 판권계약 실적을 올린 국내 만화기업들은 올해도 113만달러 가량의 판권계약 실적을 올렸다. 판권수출의 경우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순수익으로 이는 1,100만 달러의 제조업 수출실적과 맞먹는 규모. 만화 비즈니스를 아이들을 상대로 한 구멍가게 장사쯤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믿어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올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는 'Manhwa'가 한국의 것임을 알고 있으며, 'Manhwa'가 재미있어서 더 많은 'Manhwa'를 만나보기 위해 한국만화관을 찾아온 미국의 독자들이 많아 국내 만화관계자들을 고무시켰다. 미국과 유럽에서 출판되는 대부분의 우리 만화 단행본들에 'Manhwa'라는 브랜드가 인쇄되어있는 이유도 있지만, 우리 만화 가운데 베스트셀러에 진입한 작품이 여럿 있다는 점이 'Manhwa'에 대한 깊은 인상을 현지 독자들에게 남긴 것이다. '라그나로크' '나우' '프리스트' '선녀강림' 'INVU' '레비쥬' 등 국내시장에서 성공한 작품들은 대부분 해외에서도 호평 받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두 명의 미녀 만화작가가 우리 만화 홍보를 위해 샌디에이고로 날아가 만화열기를 더욱 북돋웠는데, 이 두 작가의 이야기는 내일 계속하겠다.
/박군 만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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