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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80>폴 클로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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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80>폴 클로델

입력
2004.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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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8년 8월6일 프랑스 시인 겸 극작가 폴 클로델이 빌뇌브쉬르페르에서 태어났다. 1955년 파리에서 졸(卒). 폴 클로델은 로댕의 협력자이자 동반자였던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의 네 살 터울 동생이다. 뒷날 20세기의 대표적 가톨릭 문인이 되었지만, 성장기에는 19세기 후반 프랑스 정신계를 풍미했던 자연주의, 과학주의, 유물론 따위에 깊이 휩쓸렸다. 그가 일종의 신비 체험을 통해 초자연적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대학에 막 들어간 뒤 랭보의 작품들을 읽으면서다. 그 무렵 정식으로 가톨릭을 받아들였지만, 문학 속에서 몸을 얻은 그의 신앙은 예컨대 조르주 베르나노스나 프랑수아 모리아크 같은 가톨릭 작가들에 견주어 다소 '이단적'이었다. 10대 후반의 정신을 지배했던 여러 '전위적' 사상들과 스페인적 신비주의, 그리스 비극, 더 나아가 동아시아 철학 같은 것이 그의 문학 세계에 동거하고 있었다.그보다 뒷세대인 파블로 네루다나 옥타비오 파스, 로맹 가리 같은 문인들처럼, 클로델은 직업외교관이었다. 22세 때 외무부 공채 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한 그는 미국을 시작으로 동아시아, 유럽, 남아메리카 등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46년간 외교관 생활을 했다. 외무부에서 클로델이 마지막으로 맡았던 직책 셋은 주일본 대사, 주미 대사, 주벨기에 대사였다. 주일 대사(1921∼1927) 시절에 완성한 시극 '비단구두'(1943년 장 루이 바로의 연출로 초연)를 비롯해 그의 작품들 상당수는 이런 외국 생활에서 쓰여진 것이다. 클로델은 '일급의 인문적 교양을 갖춘 직업외교관'이라는 케케묵은 환상을 가장 우아하게 체현한 사람이었다.

1936년 은퇴한 뒤에는 성서의 주석에 힘써 '현존과 예언'(1942) '요한묵시록'(1952) 같은 책을 썼다. 클로델은 1946년 평생의 꿈이었던 아카데미프랑세즈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고종석/논설위원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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