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고야의 재일동포 단체인 ‘놀이판’은 20년 째 우리 전통음악과 춤을 배우며 민족혼을 지켜왔다. 재일동포 1세대, 2세대와 달리 점차 뿌리를 잊어가는 3, 4세에 민족을 심어주자는 생각에서 출발, 재일동포의 사회적 처우를 개선하는 활동에도 동참했다.처음엔 비디오와 CD를 보고 들으며 흉내를 내다가 10년 전부터 사물놀이패 노름마치 등 여러 전통예술인을 초청해 제대로 배웠다.
그렇게 갈고 닦은 솜씨가 아마추어의 수준을 뛰어넘어 드디어 한국에서 공연하게 됐다. 14일 오후 6시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축제의 땅에서’가 그 무대. 놀이판 사람들과 일본에 몇 차례씩 건너가 그들을 가르쳤던 한국의 전통예술인들이 꾸미는 판이다.
지난해 여름 일본 나고야에서도 했던 이 공연은 당시 KBS 일요스페셜 ‘자이니치(在日)의 축제’로 방영돼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이번 서울 공연에는 채상소고춤의 명인 김운태, 고성오광대의 말뚝이 춤으로 유명한 농사꾼 춤꾼 이윤석, 영남춤의 명무 박경랑, 통영지방 굿의 지킴이 정영만, 노름마치의 쇠잡이 김주홍, ‘찔레꽃’ 등 구수한 된장 맛 노래의 소리꾼 장사익 등 내로라 하는 꾼들이 함께 한다.
10여 년간 이어진 아름다운 인연이 만들어낸 이번 판은 노름마치의 사물놀이와 비나리로 시작한다.
이어 영남지방 남자들의 춤으로 마당에서 격식이나 순서 없이 추던 활달한 맛이 일품인 덧배기춤, 너울너울 춤사위가 멋드러진 동래학춤, 통영지방 오귀새남굿이나 별신굿에서 망자를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용선(龍船)춤, 정중동(靜中動)의 아름다움이 특별한 살풀이춤, 소고를 들고 치면서 전립에 흰 띠를 달아 돌리면서 추는 채상소고춤, 장사익의 소리판이 벌어진다. 놀이판은 호남우도농악으로 기량을 선보인다. (02)39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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