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달이가 그리스에 입성했다.지난달 15일 출국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4·삼성전자)는 보름 동안의 스위스 생모리츠 고지(해발 1,890m) 훈련을 마치고 6일 0시20분(한국시각) '월계관의 꿈'을 안고 그리스에 도착했다.
이봉주는 생모리츠 고지에 펼쳐진 40㎞ 도로를 완주하며 실전에 대비한 자신감을 키웠다. 체내 산소운반을 돕는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이는 기술훈련은 물론 마지막 구간 스퍼트를 위한 지구력훈련도 병행했다.
그는 "고지훈련을 부상 없이 마쳐 기분이 좋고 마음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오인환 삼성전자육상단 감독도 "중국 쿤밍 고지에서의 훈련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리스에 도착한 이봉주는 아테네 북쪽 100㎞ 지점에 위치한 전원도시 시바에서 음식물 조절 등 현지적응훈련을 실시한다.
올림픽기간 내내 시바에서 훈련을 할 예정이며 마라톤 경기(29일 0시)를 3일 앞둔 27일 아테네에 최종 입성한다.
8일엔 잠시 아테네에 들러 역대 마라톤코스 중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죽음의 구간(15∼32㎞)을 달리며 실전체험을 한다. 아테네 마라톤의 최대 승부처가 될 죽음의 구간은 해발 250m까지 이어지는 오르막길. 스피드보다 지구력이 관건이어서 이 구간에서 살아 남는 자만이 승리의 월계관을 바라볼 수 있다. 1969년 세워진 아테네 '클래식 코스'의 최고기록(2시간11분17초)은 35년이 지나도록 깨지지 않고 있다.
애틀랜타(96) 은메달, 2001보스턴마라톤 우승, 부산아시안게임(2002) 금메달 등 국민 마라토너의 영예를 누리고 있지만 올림픽관 인연이 멀었던 이봉주에게 아테네 원조 마라톤 코스는 기필코 정복하고픈 꿈의 무대다.
90년 10월 전국체전을 시작으로 31번의 풀코스를 완주한 이봉주가 파나티나이코스타디움에 제일 먼저 모습을 드러낼 순간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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