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담뱃값 대폭 인상을 앞두고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올해 국내 담배 출하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지난해 초 담뱃값 인상방침을 처음 밝힌 뒤 경제사정 등을 이유로 계속 미루면서 사재기를 부추겼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5일 재정경제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담배 출하량은 486억6,000만개비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5억8,000만개비에 비해 30%나 증가했으며 반기별로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6월 한달에만 116억5,000만개비나 출하돼 사상 처음으로 월 출하량이 110억개비를 넘어섰다.
담배출하 급증은 하반기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차익을 노리는 일부 소매상들의 사재기가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KT&G 관계자는 "요즘의 금연분위기로 미뤄 흡연자가 늘어날 이유가 없는데 최근 출하량이 늘어난 것은 담배 사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가격인상을 통한 금연정책을 펴기로 하고 담뱃값을 일률적으로 500원씩 인상키로 했으나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여러 차례 미뤄져 현재는 10∼11월 인상을 위해 관련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인상이 지연되면서 2001년 785억개비, 2002년 682억개비로 감소추세였던 국내 담배 출하량은 지난해 860억개비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1,000억개비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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