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박모(34)씨는 올 초 직장에 육아휴직서를 냈다. 직장동료들은 "남자망신 다 시킨다"는 뒷말을 하기도 했지만 역시 직장인인 부인(33)을 대신해 자신이 6개월 된 아들을 돌보기로 했다. 박씨는 "직장복귀 후 적응이 힘들지도 모르지만 애 키우기가 이렇게 힘들고 한편으론 재미가 있는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올 들어 양육을 위해 아내 대신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근로자가 전년보다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올 들어 6월까지 고용보험 피보험자 가운데 생후 1년 미만의 영아 양육을 위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은 7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명보다 95%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남성 육아휴직자의 나이는 30∼34세(62.8%), 회사 규모별로는 종업원 50명 미만(52.6%)이 각각 가장 많았다.
남성을 포함한 전체 육아휴직자는 지난해 상반기 3,045명에서 올해 4,290명으로 40.9% 늘어났다. 육아휴직은 생후 1년 미만일 때 1년간 사용할 수 있으며 부부 중 한 명만 사용할 수 있다.
근로자 1명당 평균 육아휴직 일수도 지난해 여성 195일, 남성 158일에서 올해 여성 207일, 남성 186일로 남성의 증가폭이 컸다.
출산을 전후해 90일간의 산전·산후 휴가를 사용한 여성은 지난해 1만5,434명에서 올해 1만9,198명으로 24.4% 늘어났으며, 30세 이상이 지난해 36.9%에서 올해 39.4%로 증가했다.
또 산전·산후 휴가급여 총지급액은 지난해 159억원에서 올해 205억원으로 29.4% 증가했으며, 육아휴직급여 지급액은 올해부터 월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되면서 지난해 41억원에서 85억원으로 106.9% 대폭 늘어났다.
노동부는 산전·산후 휴가와 육아휴직 활용을 높이기 위해 영양사 등 비정규직이 있는 각급 학교 등을 대상으로 휴가제도 준수여부를 집중 점검키로 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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