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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우리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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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우리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입력
2004.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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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다. 언제나 경제 위기, 안보 위협, 정치 불안, 사회 모순을 부르짖으며 산다. 우리는 더 잘 사는 나라 사람들 뿐 아니라 더 못 사는 나라 사람들보다도 행복지수가 낮다. 정말 우리의 처지가 그렇게 나쁠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객관적 상황보다 우리의 불행한 '마음'이 더 문제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상당히 잘 하고 있는 나라에 속한다. 경제가 어렵다고 난리지만, 그래도 연 3%, 5% 성장을 한다. 정치가 엉망이라지만 군부 독재에서 '대통령 비아냥 민주주의'로 발전한 나라는 많지 않다. 왜 우리는 이러한 우리의 성과를 자랑스러워하기는커녕 언제나 남보다 못하다며 자기비하에 매달릴까?기득권층에게 언제나 위기론이 필요하다는 정치적인 이유는 일단 접어두자. 더 깊게 보면, 무엇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다. 우리는 언제나 큰 나라의 지배와 위협 속에 살아왔기 때문에 '생존 위기' 의식이 습성화되었다. 그래서 조용하면 불안하고 위기 의식을 느껴야 오히려 '안심'한다. 이 무슨 역설인가? 남북한 대치와 개발 독재의 고도성장 속에서 일종의 요새 국가, 참호 국가가 형성되었다.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밀도, 그리고 단일민족의 획일성은 핏발선 경쟁을 부추긴다. 그래서 좀 먹고살 만하게 된 오늘도 우리는 여전히 전쟁 중이고 전투 중이다.

올해 올림픽 유치국인 그리스는 우리와 국민소득이 비슷하나 우리보다 훨씬 더 낙천적이고 행복하게 산다고 한다. 그들도 '소득 2만 달러 시대' '동북아 중심 국가' 따위의 구호를 외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우리처럼 이렇게 경쟁과 생존의 강박관념을 지니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심지어 생존의 위기로 치면 우리보다 한 수 위인 이스라엘 사람들도 우리처럼 이렇게 경쟁 이데올로기에 핏발을 세우고 있지는 않으리라.

2만 달러 소득이 이루어지면 우리는 더 여유 있는 삶을 추구하게 될까? 지극히 의심스럽다. 그때가 되면 이제 3만 달러를 달성하지 못하면 다 죽는다고 또 호들갑을 떨 것이다. 근본적인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4만 달러를 달성해도 우리는 여전히 '생존의 위협'을 느낄 것이고, 경쟁 이데올로기가 활개를 칠 것이고, 사람들은 불행할 것이다. 언제까지 이런 바보짓을 계속해야 하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지금이 그때다.

/김영명 한글문화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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