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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명 기자의 고!/영화속 상품광고 "해도 해도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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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명 기자의 고!/영화속 상품광고 "해도 해도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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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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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개봉한 할리우드 SF영화 ‘아이, 로봇’. 미래의 경찰 역을 맡은 윌 스미스가 인간에 대해 반란을 시도하는 로봇들을 열심히 추격한다.그런데 정작 관객의 감탄사는 그가 탄 차 덕분에 나온다. 시속 400㎞가 넘게 달리는데도 전혀 흔들림이 없는 차체, 로봇의 공격으로 차가 빙글빙글 돌다가 터널에 부딪쳤어도 운전자는 멀쩡한 놀라운 안전성….

그가 탄 미래형 컨셉트 카에는 동그라미 4개가 겹쳐진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의 로고가 선명히 박혀 있었다.

영화 속 상품 선전을 뜻하는 ‘PPL(Product Placement)’의 예는 비단 이 영화만이 아니다. 유명하기로는 톰 행크스 주연의 ‘캐스트 어웨이’를 따라갈 영화가 없다.

150분의 상영시간 중 무려 70여분이나 운송업체 ‘페덱스’의 브랜드가 노출됐다. 극중 톰 행크스가 페덱스 직원이었으니 누가 뭐라 할 사람도 없다. 더욱이 그가 무인도에서 구조된 후 그 동안 보관하고 있던 우편물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장면을 통해서는 ‘고객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는 그 회사의 사훈까지 광고했다.

이밖에도 수두룩하다. ‘007 시리즈’에 어김없이 등장한 최첨단 자동차는 무조건 ‘BMW’이고, 곽재용 감독의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 출몰한 각종 소품은 거의 극중 여주인공 전지현이 출연한 각종 CF 상품들(라네즈, 엘라스틴, 비요뜨)이다.

결국 ‘공동경비구역 JSA’에 따르면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과자는 ‘초코파이’, ‘아이 엠 샘’에 따르면 가장 맛있는 커피는 ‘스타벅스’!

여기서 갑자기 드는 소박한 궁금증 하나. ‘내 상품을 소개합니다’의 세상이 돼 버린 요즘, 이들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누구일까.

몸을 아끼지 않고 연기의 혼을 불사른 배우인가, 아니면 수천만~수억원의 제작비를 대면서 노골적으로 등장한 해당 상품인가. 혹시 배우는 PPL을 위한 소도구는 아닐까. ‘사랑은 테제베(TGV)를 타고’나 ‘디즈니랜드에서 아침을’ 같은 리메이크 작품이 나올 때도 멀지 않았다.

/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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