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엔 수박만한 보양음식도 없다. 수박은 여름 하면 떠오르는 계절 과일이었지만 최근엔 4월 중순부터 맛볼 수 있다. 다른 과일도 요즘은'제철'이 따로 없다. 봄철 과일이던 딸기는 11월부터 출하돼 한겨울이 제철이 됐다.하우스 재배 기술이 발달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하우스산과 노지산의 출하 시기와 가격은 차이가 크다. 수박의 경우 하우스산은 4월 중순∼6월, 노지산은 7∼8월 출하된다. 가격은 재배 방법뿐 아니라 당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같은 무게라도 7,000원까지 차이가 난다. 따라서 크고 싼 수박이라면 일단 당도를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과일의 당도는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다. 흔히 비가 오면 과일이 싱거워진다고 알고 있지만 요즘처럼 열대야 현상이 계속될 때도 과일의 단맛이 떨어진다. 과일의 당도는 일교차가 클수록 높기 때문이다.
'백세를 누릴 수 있는 선약'으로 불리는 복숭아 역시 하우스산은 5월 중순부터 출하된다.노지산 출시는 7월 중순 이후. 동일한 당도일 때 하우스산과 노지산의 가격 차이는 2∼3배까지 난다. 복숭아는 보관이 어렵고 충격에 약해 유통단계에서 가장 취급하기 어려운 과일 중 하나이다. 따라서 가정에서는 복숭아를 구입했을 때 가능한 한 빨리 먹거나, 냉장 보관 후 20∼30분 실온에 두었다가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포도는 인간이 재배한 가장 오래된 과일의 하나이며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에도 나온다. 하우스는 5월부터, 노지는 8월 중순부터 출하된다. 하우스산이 2배정도 비싸다.
하지만 모든 과일이 하우스에서 재배되지 않는다. 과일의 왕으로 불리는 사과가 그렇다. 하지만 사과는 품종에 따라 출하 시기가 달라 가장 먼저 7월 중순 아오리가 등장해 8월말엔 홍로, 홍월, 대표 품종인 부사는 10월에 출시된다.
장마 후 무더위와 열대야로 건강을 상하기 쉬운 여름,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은 최고의 보약이 될 것이다.
이근배 신세계 상품과학연구소 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