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게 과학의 즐거움을 알리려면 선생님의 유머 감각이 꼭 필요합니다. 저는 제 연구나 일을 진지하게 생각하지만 언제나 굳은 얼굴로 심각한 표정만 짓지는 않아요. 이번 강연을 통해 한국의 청소년들도 과학이 얼마나 재미있는 분야인지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6, 7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리는 '8월의 크리스마스 과학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영국 자연사박물관 암석학·유성학 분과장인 모니카 그래디(46) 박사는'재미있는 과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영국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1820년대 중반 열악한 과학교육 현실을 바꾸기 위해 출발한 '영국 왕립연구소 과학강연'은 늘 성탄절을 즈음 해 열리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과학강연'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왕립연구소 앞 도로인 '알버말 스트리트'는 강연을 보러 몰려온 차들의 혼잡을 막기 위해 런던에서 처음으로 일방통행 도로로 지정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강연자는 연구소에서 자체적으로 선정해왔으나 2002년부터는 수백명이 응모하는 공모를 통해 한 명을 뽑는다. 2003년 강연자 그래디 박사는 '크리스마스 과학강연'의 세 번째 여성 강연자. 운석 연구 전문가답게 '시공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청소년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우주 생성 초기의 모습부터 외계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 실험 전문가 세 명도 함께 한국을 찾았다.
그래디 박사는 "과학의 가장 큰 즐거움은 자연과 우주의 법칙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라며 "내일이라도 새로운 물질로 된 특이한 운석이 떨어져 태양계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줄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영국 더함대 화학과에서 지질학을 전공하고 캠브리지대에서 운석 내 탄소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래디 박사는 1991년부터 자연사박물관에서 근무중이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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