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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지갑열자" 명품 명소 탄생/신라호텔 아케이드 재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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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지갑열자" 명품 명소 탄생/신라호텔 아케이드 재개장

입력
2004.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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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의 명품관조차 세일을 거듭하는 불황에서도 경기를 타지 않는 쇼핑공간이 있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호텔 아케이드가 그 곳이다.2일 석 달간의 공사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연 신라호텔 아케이드는 새로운 명품명소의 탄생이라고 할 만하다. 호텔 쇼핑공간으로는 방대한 규모인 430평에 20여개 명품이 들어섰는데 국내 유일한 매장도 있다. 일단 에르메스, 이세이 미야케, 해리 윈스톤 등 들어 봄직한 브랜드들이 눈에 띈다. 이브닝 백 브랜드인 주디스 리버, 프랑스 엘리제 궁에서 사용된다는 은제품 브랜드 피포카, 크리스탈 브랜드인 생 루이는 낯설다. 모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브랜드들이다. 남성구두 존 롭은 롯데 면세점 외에 이 곳이 유일하고, 에스까다도 웨딩 전문 매장은 처음이다.

가격대를 살펴보면 '희소가치'의 의미를 실감할 수 있다. 독일에서 수입되는 에스까다의 웨딩 드레스는 1,000만원 이상. 대여가는 판매가의 70%다. 세계에서 6번째로 오픈한 존 롭을 살펴보니 정장 구두가 210만원, 캐주얼 구두는 126만원이었다. 보석 시계 브랜드인 해리 윈스턴 매장에선 전면에 진열된 다이아몬드 팔찌 시계가 대번 눈에 든다. 총 38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이 시계의 가격은 3억원. "보석이 박히지 않은 시계도 1,000만원 이상"이라는 점원의 설명이다.

비교적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명품들에 비하면 인지도는 낮지만 가격대는 더 높은 브랜드가 많다. 이 브랜드들은 유동인구가 많은 백화점보다는 '한가한 쇼핑을 원하는' 소수 부유층을 겨냥한다. 이 같은 규모와 이름값으로 비견될만한 호텔 아케이드는 반클리프 아펠, 브리오니, 에르메스, 바쉐린 콘스탄틴 등이 입점한 하얏트호텔 정도다.

또 하나의 특징은 '원스톱 혼수 쇼핑'이 가능한 매장 구성이다. 아케이드 리노베이션을 담당한 신라호텔 기획팀 박성원 팀장이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곳은 에르메스 하우스홀드 매장. 그는 "에르메스 차이나, 피포카, 생 루이를 한 곳에 모아놓은 곳은 전세계적으로 신라 아케이드가 유일하다"고 강조한다. 세 브랜드 모두 에르메스 그룹이며, 고가 혼수로 구색을 맞추기엔 그만이다. 매장 점원은 "에르메스에서 신혼부부용 한식기 세트(4인조)를 구입하면 400만원대, 피포카의 양식 디너세트는 300만원대로 가능하다"고 말한다.

에스까다 웨딩도 대표적인 혼수 품목이며 이밖에 침구 타월 잠옷 등을 취급하는 프레떼, 모피 브랜드인 페레, 바쉐린 콘스탄틴·프랑크 뮐러·피아제 등 시계, 다미아니·다사키 지니아 등 보석까지 빠짐없이 들어찼다.

사실 직접적인 이익만 따진다면 아케이드는 호텔에 큰 매력은 아니다.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챙기는 백화점과 달리 호텔 아케이드는 일정 임대료만 받기 때문. 일반적으로 백화점 수수료보다 낮은 수준이며 전체 호텔 매출의 10%도 안 되는 액수다. 명품의 입장에서도 호텔의 매장은 좁고, 백화점에 입점할 때처럼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받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과 명품이 서로를 갈구하는 이유는 타깃으로 삼는 고객층이 같다는 점이다. 타깃이라면 좁게는 호텔에 출근하다시피 하는 3,000명의 피트니스센터 회원, 넓게는 레스토랑을 드나드는 연 50만명의 유동인구인데 이들의 구매력은 강하다. "백화점보다 매장이 좁지만 그에 비하면 매출은 비슷하게 좋다"고 귀띔하는 에르메스 점원의 말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신라호텔은 아케이드에 이어 스파와 노화방지클리닉까지 유치해 고개들이 먹고 즐기고 쇼핑하며 더 오래 호텔에 머무는 것을 유도하고 있다.

박 팀장은 "지하 아케이드는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처럼 주요 고객을 끌어들이는 집객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호텔식 일대일 서비스를 아케이드에 적용, 단골들의 쇼핑 공간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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