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종합주가지수 700선이 위협 받는 바닥 장세에서도 은행과 증권 등 금융주를 지속적으로 순매수하고 있다. 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2일까지 3거래일 동안 부산은행과 신한지주 주식을 각각 171만주, 128만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두 종목은 3일 연속 외국인 순매수량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외국인들은 하나은행,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 몇몇 은행주와 증권주도 꾸준히 사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이 내수 회복의 불확실성, 중소기업 및 가계대출 부실 우려 등을 이유로 금융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사이에 외국인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추격 매수에 나서도 될지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 더 낙관
외국인은 은행·증권 등 금융주의 가격이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원증권 이준재 연구원은 "IT 업종은 하반기 및 내년 상반기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감이 높고 포스코 등 중국관련 소재주는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 상승 여력이 줄어든 반면 은행업종은 상대적으로 3, 4분기 실적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며 가격도 지나치게 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은 '경제 위기'라는 심리적 불안감, 중소기업 및 가계 대출에 따른 부실 우려 등으로 은행주에 손을 대지 않고 있지만 이 같은 악재는 이미 은행주에 대부분 반영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증권주의 거래대금이 연중 최저치이고 주가도 역사상 최저 수준이라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수익구조는 당분간 개선되기 힘들 것 같다"며 추격 매수는 자제할 것을 권했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도 "최근 외국인들이 금융주를 비롯해 여러 우량주를 사 모으고 있다"면서 "외국인은 지수가 단기간 하락한다 해도 최악의 국면을 지나면 큰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국내 투자자보다 한발 앞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를 더 낙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추격 매수에 대해선 이견
현 연구원은 한 발 나아가 "지금이 주식을 사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도 "금융주를 지금 저가에 매수한다면 중기적으로 수익은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LG투자증권의 조병문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집중 매수는 신한지주와 부산은행, 하나은행 등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왔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본다"며 "추격 매수를 권하기에는 아직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증권주는 "인수·합병 기대감에 일시적 매수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며 "은행주와 달리 앞으로도 수익 전망이 개선되기 어려우므로 피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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