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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띄우는 편지

입력
2004.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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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기점으로 피서행렬이 절정에 달한 뒤, 조금씩 피서열기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극성수기때의 여행은 여러 면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교통편은 물론 모든 숙소마다 성수기요금을 적용하기 때문에 비용면에서 추가 부담이 불가피합니다. 피서지 음식점마다 밀려드는 인파로 인해 고객은 왕이라는 말은 애초부터 기대할 수 없고 도처에 바가지가 활개를 칩니다.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의무감에 쫓기듯 이 시기를 택해 여행을 떠납니다.

하지만 정작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고행에 가까운 휴가를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올 때쯤, 그들은 여행을 준비합니다. 시기는 지금부터 일주일 내지 열흘 가량 되겠지요.

그때쯤이면 여행지 음식점이나 숙박업소의 바가지는 거의 사라질 것이고, 고객에 대한 대우는 훨씬 향상되겠죠. 또 낮에는 여전히 더위가 기승을 부리겠지만 저녁이면 지금보다 약간 선선해져 나다니기에 한결 나을 겁니다.

최근 극성수기를 피해 휴가기간을 정하는 여행객이 늘고 있습니다. 분명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주5일제 근무시대가 아마도 이런 현상을 주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행지에서도 이런 현상이 쉽게 발견됩니다. 성수기에는 하늘에 별따기라던 제주행 항공권도 조금만 발품을 판다면 어렵지 않게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10일이 지나면 제주도 대부분 숙박업소와 렌터카업체가 할인이벤트를 벌입니다.

내친 김에 여름에 집중된 우리의 여행문화도 현명하게 바뀌었으면 합니다. 한 여름에는 웃돈을 주고도 방을 구할 수 없고, 비수기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방을 메울 수 없는 우리 여행문화 말입니다. 1년 내내 적당한 인원이 붐비는, 그래서 보다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한창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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