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代替)의학이라는 말은 서양의학적인 관점에서 정의된 것으로 정통적인(Orthodox 혹은 Conventional) 서양의학이 아니면서 서양의학을 보완·대체해 줄 수 있는 다른 모든 요법 및 의술을 통칭한다.그런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한의학을 대체의학으로 잘못 알고 있는 듯하다. 서양의학만을 믿는 선입견이 일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는 한의학도 정통 서양의학이 아니기 때문에 대체의학의 하나에 속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보건의료 체계는 한의와 양의로 이원화되어 한의학을 의료제도권 안에서 정통의학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한의학은 대체의학이 아닌 하나의 독자적인 치료의학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는 대체의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체의학이라고 알려진 것은 전부 서구에서 수입된 것들로서 카이로프랙틱, 향요법, 수치유법, 식이법, 동종요법, 족부의학, 두개천골자극요, 정골의학, 아유르베다의학, 소리요법 등이 있다.
이중에는 전통 한의학의 치료법인 침과 한약, 추나와 비슷한 치료법 혹은 거기서 변형된 것들이 포함되어 있어 일반인들이 한의학과 대체의학을 동일시할 우려가 있으며, 일부 무면허 시술자들이 대체의학이라는 이름 아래 의료행위를 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외국에서 수입된 대체의학과 한의학은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중시하고 병보다 인체 전체를 먼저 바라본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도 있으나 한의학은 동양철학에 근거한 독자적이고 정밀한 치료원리와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확연하게 다르다. 즉 비슷해 보이는 요법이더라도 한의학은 진단과 치료 예후를 결정할 때 음양오행, 12경락, 오장육부의 한의학적 병리·생리의 기준에 의해서 한다는 데서 차이가 있다.
지금과 같이 여러 대체의학 및 요법들이 범람하고 있는 때에 우리는 대체의학이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의 한계점을 뛰어넘는 만병통치의 의학은 아니며,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잘못 사용하면 환자에게 부작용으로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의사들도 한의학 발전을 위해 환자의 관심을 끄는 인기요법의 확장에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좀더 기초적인 한의학적 치료원리에 대한 탐구와 응용에 매진해 국민들에게 정통 한의학 치료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김철우 공중보건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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