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계의 양대 라이벌인 효성과 코오롱이 전자소재 사업 진출을 추진하면서 또 다시 맞붙게 됐다.3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과 코오롱은 나란히 오리온전기 인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코오롱은 지난 주말 오리온전기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조만간 예비실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섬유사업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첨단소재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에 따라 오리온전기의 OLED 부문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코오롱은 네오뷰코오롱이 5월 강원 홍성에 OLED 생산공장을 완공하는 등 OLED 양산 체제를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다.
효성은 이미 지난달 26∼30일 실사까지 마친 상태다. 효성 관계자는 "현재 실사 결과를 취합하는 중이며, 이에 따라 17일 접수 마감 예정인 인수제안서 제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효성과 코오롱은 나일론의 원료인 '카프로락탐'을 독점 생산하는 카프로의 지분 확보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었다.
양사는 1996년 법정공방까지 벌인 끝에 '카프로 지분 불변 협정'을 맺었으나 지난달 효성이 카프로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고합이 보유했던 지분까지 인수하면서 코오롱측의 반발을 샀다.
양측의 이 같은 경쟁 양상은 섬유업종의 환경변화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양사 모두 섬유업체로 출발했지만 중국 제품과의 가격경쟁 때문에 일반 의류용 원사의 비중을 크게 줄이고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는 것.
오리온전기 인수의 경우 효성이 코오롱보다 한발 늦게 OLED 소재에 눈을 돌렸다면, 카프로 지분 충돌은 코오롱이 애초에 증자에 큰 관심을 두지 않다가 뒤늦게 문제를 제기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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