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KBS 조직개편 내부 갈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KBS 조직개편 내부 갈등

입력
2004.08.04 00:00
0 0

KBS가 기존 국장―부장―차장 체제를 팀제로 전환하는 대대적 조직개편(9일)을 앞두고 3일 팀장 인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일부 중간간부들이 정연주 사장의 개혁추진에 반기를 들고 '직장협의회' 구성에 나서는 등 내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KBS는 지난달 30일 차장 7명과 평사원 2명을 포함한 98명을 본부 팀장으로 발령한데 이어, 3일 지역국 팀장과 특파원 등 소팀장 64명을 발표했다. 이날 인사에서도 평사원 3명과 차장급 23명이 연공서열을 깨고 소팀장에 발탁됐다.

이로써 KBS 조직은 6본부 5센터 98팀, 9총국 16지역국 39팀으로 단출해졌고, 국장급 124명, 부장급 334명, 차장급 662명 등 1,120명에 달했던 간부도 184명으로 대폭 줄었다. KBS는 "평사원도 능력만 있으면 팀장이 될수 있고 간부를 거친 사람도 언제든 현장에 다시 내려가 뛰게 함으로써 일과 현장 중심의 조직, 유연하고 창의적인 업무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존 국장급 간부의 절반 이상이 팀장 보직을 받지 못하는 등 '혁명'에 가까운 변화에 대해 일각에서는 수십 년간 쌓아온 조직 경험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비판이 제기됐다. 최근 KBS PD협회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윤명식 심의위원이 지난달 30일 사내게시판에 글을 띄우며 시작된 '직장협의회' 구성 움직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들이 내세운 가장 큰 명분은 공영성 회복. 윤 위원은 "최근 몇몇 프로그램의 공정성 시비에서 드러났듯 현재 KBS는 중립성, 균형감각, 다양성 등 공영방송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직장협의회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개혁'에 대해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다수의 반대 목소리를 끌어내는 창구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60여명이 동참의사를 밝혔으며, 제작 부문보다는 기술과 경영 부문의 참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위원은 "팀제전환은 이사회를 거쳐 결정된 만큼 존중한다"면서 "그것에 대한 반발이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팀제 시행 이틀째인 10일 열려던 창립대회를 며칠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팀제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팀제는 이미 MBC, SBS에서 실패한 제도이며 의사결정단계를 지나치게 줄여 장기전망이나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경우 치명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3,4개월 뒤 중간평가를 위한 사내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PD는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직장협의회 해산을 촉구, 사내 게시판에는 KBS의 개혁방향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KBS 고위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기득권을 누려온 사람들이 불이익이 받게 된 만큼 이 정도의 반발은 예견한 일"이라면서 "반대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낸다는 것은 그만큼 조직이 민주적이고 건강하다는 증거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적됐듯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경영의 상징처럼 돼버린 비대한 간부조직을 개혁하지 않고는 절대 떳떳해질 수 없다"고 밝혔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