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와 싸우면서도 거리에서 레모네이드를 팔며 암 연구기금 조성운동을 벌이던 8세 소녀가 지난 1일 결국 세상을 떠나 미국 사회가 슬픔에 휩싸였다.찡한 사랑을 남기고 떠난 레모네이드 소녀, 알렉산드라 스콧은 첫돌을 맞기도 전에 소아암의 일종인 신경아세포종양 진단을 받았다. 그가 4세 되던 해 가족은 알렉스(알렉산드라 애칭)와 함께 필라델피아 윈우드의 집 앞에 레모네이드 가판대를 세우고 암 퇴치 기금 모금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작은 소녀의 이 아름다운 캠페인은 많은 이의 마음을 감동으로 뒤흔들며 첫해 2,000달러로 시작해 4년 만에 20만 달러의 기금을 모았다. 지난 6월에는 전국적으로 확대돼 미국 50개 주에 알렉스 레모네이드 가판대가 세워졌으며 캐나다와 프랑스 등 외국으로도 퍼져 나갔다. 지금까지 모아진 기금은 75만 달러에 이른다.
언제나 씩씩했던 알렉스의 모습은 암 환자 뿐 아니라 삶에 지쳐 있는 어른들의 용기를 북돋우기도 했다. 그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도 전직 초등학교 교사의 도움으로 3년간 학업을 계속하는 등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았으며 '오프라 윈프리쇼'와 NBC의 '투데이'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6월12일 기금 모금 행사를 위해 외출한 후 건강이 악화된 알렉스는 결국 눈을 감았다. 알렉스의 마지막 순간은 그의 삶만큼 의연하고 아름다웠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어머니인 리즈 스콧은 "눈을 들어 창 밖의 나무를 한번 쳐다본 후 두 손을 가만히 모으고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알렉스가 평소 치료 받았던 필라델피아 병원에 알렉스의 이름을 딴 추모기금을 만들기를 소망하고 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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