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 더위도 봉황 전사들의 투지를 꺾지 못했다. 3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제3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 야구대회(한국일보 스포츠한국 대한야구협회 주최, KTF 협찬)에서는 시원한 홈런포와 함께 짜릿한 명승부가 연출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를 식혀 줬다.올 황금사자기ㆍ무등기 준우승에 빛나는 분당 야탑고는 1회전 첫 경기에서 대붕기 4강 휘문고와 연장끝에 3-3으로 비겨 승부를 다음날 오전 9시 서스펜디드 경기로 돌렸다.
대통령배 우승팀인 인천고는 1회전서 선린인터넷고를 4-1로 가볍게 꺾고 2회전에 선착했으며, 경기고는 투수 전성의의 호투와 4번 홍대선의 결승타에 힘입어 상원고(전 대구상고)를 2-0로 물리쳤다. 청원고(전 동대문상고)는 성남고와 연장전 끝에 3-2로 신승했다.
야탑고-휘문고
포문은 휘문이 먼저 열었다. 1회말 3번 임도희는 1사1루에서 좌월 투런홈런을 쏘아올려 고교야구 나무배트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비거리 105m. 임도희는 이날 투런홈런을 포함해 2루타 등 5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반격에 나선 야탑고는 2회초 2사 2, 3루에서 9번 황경연의 적시타로 2득점을 올려 단숨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휘문은 5회 야탑 에이스 윤석민의 제구력 난조를 틈타 김영부의 볼넷과 임도희의 희생번트, 4번 박윤석의 적시타로 1점을 달아났으나 야탑이 7회 2사후 포볼로 나간 이영진의 도루와 7번 유상준의 적시타로 바로 따라붙었다.
인천고-선린인터넷고
인천고는 대통령배 우승팀답게 찬스 때마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인천고는 1회 포볼과 안타 2개, 상대의 실책 등으로 2점을 선취한데 이어 8회 2사후 연속 2안타와 상대 투수 보크에 이은 적시타로 2점을 추가, 손쉽게 승리를 했다.
대통령배 최우수선수 김성훈은 6회 2사후 등판, 안정된 제구력으로 깔끔한 마무리를 했다. 선린인터넷고는 2년생 배터리의 경험 부족과 나무배트에 적응을 제대로 못해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번번히 범타로 물러나 점수차를 좁히지 못했다.
경기고-대구 상원고
경기고는 2년생 전성희의 두뇌 피칭으로 대구 상원고에 2-0 승리를 거뒀다. 전성희는 이날 뛰어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로 8이닝동안 상원고 타선을 1안타 무실점으로 잠재우며 팀의 2회전 진출의 주역이 됐다.
타격에서는 4번 타자 홍대선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홍대선은 4회 2사 2루서 중월 2루타를 작렬, 결승점을 뽑은데 이어 8회에도 2사 2루서 중전 안타로 1점을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혁 기자 hyukk@hk.co.kr
협찬:KTF
■봉황스타/ 휘문고 임도희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짜릿한 느낌이 온 몸에 퍼지더군요.” 3일 분당 야탑고와의 1회전 경기에서 ‘나무배트 1호 홈런’을 기록한 휘문고의 3번 타자 임도희(3학년ㆍ사진)선수는 애써 흥분을 삭이는 표정이었다.
임도희는 이날 첫 타석인 1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야탑고 선발 배우열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기록, 고교야구 공식 경기에서 나무방망이로 홈런을 친 첫 선수가 됐다.
그는 이날 타석에 들어서며 ‘체인지업이 들어오면 무조건 휘두른다’고 스스로 다짐했다고 한다. 동계훈련 때부터 나무배트로 연습을 하면서 체인지업에 대한 집중 훈련을 해온 터여서 자신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그는 지난해 무릎부상으로 1년간 유급한 것에 대한 한(恨)을 풀며 타격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다.
177㎝, 82㎏으로 고교선수론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승부 근성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임도희는 “일단 대학에 들어가 야구에 대해 많은 것을 공부한 뒤 프로무대에서 활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오늘의 하이라이트/청주기공-장충고 "에이스냐 콤비계투냐"
양팀 에이스 투수간 대결. 2001년 봉황대기를 우승한 청주기공고는 이범석과 손영민의 호투가 예상된다. 기아에 2차 2번으로 지명된 이범석은 직구 최고 속도가 146㎞에 이르고 승부 근성이 강하다. 또한 언더핸드 투수인 손영민은 볼끝이 살아있는데다 좌우 변화구의 각이 좋다는 평가다. 올해 마지막 대회인만큼 옛 영예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40년 야구역사에도 불구하고 봉황대기와는 인연이 없었던 장충고로서는 이번에 김상용 유희관 콤비투수를 앞세워 ‘인연’을 노리고 있다. 김상용는 최고 속도가 142㎞에 이르고 제구력이 뛰어나다. 좌완 유희관는 스피드는 빠르지 않지만 경기운영 능력이 수준급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나무배트 사용으로 투수와 내야진의 탄탄한 수비력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