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월가는 흔들리지 않았다.미 정부가 1일 뉴욕과 뉴저지, 워싱턴의 주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테러경보 등급을 '오렌지색(매우 높음)'으로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2일 개장된 뉴욕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등 미 금융계의 반응은 차분했다. 뉴욕 등지에서 방독면 등 방호용품 판매가 5배 늘어나는 등 심리적 불안감이 퍼져 있지만, 금융의 중심지인 월가는 테러 경보의 공포를 견뎌내고 있었다.
2일 다우존스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장 초반 약보합으로 출발했으나 막판 반등에 성공, 각각 39.45포인트(0.39%), 4.73포인트(0.25%) 오른 채 마감됐다. 테러 목표물로 지목된 씨티그룹의 주가는 초반 하락세에서 반등, 0.86% 상승으로 마감됐다.
그러나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고 금 값은 올라 테러 위협이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었다. 채권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채에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채권 가격은 상승하고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4.45%로 소폭 하락했다. 유가의 경우 뉴욕 현물시장에서 서부 텍사스유 중질유(WTI)가 전날에 비해 2센트 오른 43.82달러로 198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테러 위협 때문이 아니라 러시아 유코스 사태 및 희박한 원유 증산 가능성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CNN방송은 "이미 월가는 테러 가능성을 변수가 아닌 상수로 여기고 있어 테러 위협이 주식시장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2·4 분기 경제성장률이 3%로 둔화한 상황에서 새로 제기된 테러 위협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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