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1,000명 기준)가 선진국에 비해 수십배 이상 높은 것은 가장(家長) 한 사람에 의존하는 가계소득 및 고용 구조에 원인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각국의 고용구조와 노사관계를 비교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노사관계 안정성을 비교하는 대표적 지표인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자 1,000명당 근로손실일수(1991∼2000년)가 우리나라는 평균 115.5일인 데 비해 미국은 51.1일, 스웨덴은 30.5일, 영국은 23.1일, 독일은 9.3일, 일본은 1.9일에 불과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노사 분규가 극심한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저조해 가계 소득에서 가장 1인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다는 점을 중요한 원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25∼54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보면 한국(58.4%)은 일본(67.3%), 영국·미국(각 76.4%), 독일(78.3%), 스웨덴(85.6%) 등에 비해 평균 18.4%포인트나 낮다.
또 전체 취업자 가운데 임금 근로자 비중도 우리나라는 68.7%로 스웨덴 90.0%, 미국 92.6%에 비해 크게 저조하다. 이는 상대적으로 비임금 근로자 비중이 높다는 것으로 결국 가장인 임금 근로자들의 과도한 임금상승 요구를 초래한다는 것이 상의 보고서의 설명이다.
상의 관계자는 "노사관계의 안정을 위해선 가장 1인의 임금 의존도를 낮추는 쪽으로 고용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며 "여성이나 노인 등의 유휴 인력이 산업현장에 나올 수 있도록 다양한 고용형태를 뒷받침해주는 제도 정비 및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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