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정수장학회' 진상조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이 이 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 설립자이자 삼화고무 사장이었던 고 김지태씨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노 대통령은 1960년 김해 진영중학교 2학년 당시 등록금이 없어 고생을 하다가 부산·경남 지역에서 35명을 선발하는 부일장학회 시험에 응시, 합격해 1년간 장학금을 받았다. 또 부산상고에서도 동문회장인 김씨가 학내에 만든 '백양장학회'에서 3년간 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을 마쳤다.
노 대통령은 78년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삼화고무 등 삼화그룹 사건을 자주 맡으며 고문 변호사격으로 활동했고, 김씨가 사망한 이후 82년에는 삼화그룹의 법인세, 상속세 등 수십억원대의 국가 상대 소송에서 승소 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94년 출판한 저서 '여보, 나 좀 도와줘'에서 "(중학교 이후) 나는 장학금만 바라보고 부산상고에 입학하여 김지태 선생의 후배가 되었다"며 "그 학교의 백양장학회도 김지태 선생이 만든 것이고 보면 나의 오늘은 그 분이 디딤돌을 놓아준 셈"이라고 적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박정희 정권이 (부일장학회를) 빼앗아서 5·16 장학회를 설립했고, 지금은 정수장학재단으로 남아 있다"며 "박정희의 '정'자와 육영수의 '수'자를 딴 것이라 하니 참으로 부당하고 기막힌 일"이라고 성토했다.
김씨는 부산 기업인이자 언론인 출신으로 62년 재산해외도피 혐의로 구속된 뒤 부일장학회와 부산일보, MBC, 부산MBC 주식 100%와 부산 서면 일대의 토지 10만평을 국가에 양도해 이것이 5·16 장학회(현 정수장학회)에 편입됐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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