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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자손기금’고와카 사무총장 이메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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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자손기금’고와카 사무총장 이메일 인터뷰

입력
2004.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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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소비자단체인 일본자손(子孫)기금이 18년 동안 식품 제조와 유통 실태를 추적, 고발한 보고서‘먹지마, 위험해’가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농약, 환경호르몬, 항생물질, 첨가제로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일본 먹거리의 현실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않기 때문이다.\1984년 소비자들의 기금으로 설립된 일본자손기금은 레몬이 일본 점포에서 사라진 계기를 만든 1990년의‘일. 미 레몬전쟁’, 벌레가 유전자 조작 감자의 잎을 먹고 죽은 1997년의 ‘충격영상’공개, 환경호르몬이 용출되는 것을 지적한 1998년의 ‘컵라면 논쟁’등을 주도하면서 일본은 물론, 외국에서도 주목받는 시민단체이다.

일본 소비자. 환경 NGO의 대표적 인물인 일본자손기금 고와카 준이치(小若順一. 55)사무국장을 정광모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도움으로 이메일 인터뷰했다.

Q : 일본자손기금이 적나라하게 공개한 식품 유통과 수입농산물 실태를 보고, 먹을 게 없다고 한탄하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모든 식품이 똑같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나쁜 것에도 서열이 있다. 자신이 고른 식품에 ☆ 하나, 둘, 셋 단계를 매겨 적절히 대응하기 바란다.‘먹지마, 위험해’는 일본에서 23만부가 팔렸는데, 덕분에 식품매장에 훨씬 안전하고 좋은 식품들이 놓이게 됐다.”

Q : 좁은 양식장에서 병에 걸리지 않도록 양식어에 항생물질, 심지어 기생충 제거를 위해 포르말린까지 사용하고, 산화방지제, 곰팡이방지제가 포함된 배합사료가 제공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받았다. 이런 물고기를 먹으면 인체엔 어떤 영향이 있나.

“광우병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기 전까지는 소의 육골분도 양식어의 사료원료로 사용됐다.‘어류는 광우병에 감염되지 않으므로 먹어도 안전하다’고 주장하던 활어가 육골분을 먹었다는 건 놀랍지 않은가.

활어에 항생물질이 잔류하지 않도록 하려면 정해진 사용기준량을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 현재 일본에서는 양식업자가 자신의 판단에 따라 임의로 사용하는 게 현실이다.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어린이가 항생제가 사용된 어패류를 먹었을 경우 두드러기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항생물질을 남용할 경우 건강한 상태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병원에 입원, 포도상구균에라도 감염되면 항생제 내성 때문에 사용할 치료제가 없어 생명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

Q : 가축에도 항생물질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가

“2002년 일본 통계에 따르면 가축이나 활어에 투여한 항생물질의 양이 사람에게 투여한 양의 2배에 달했다. 특히 닭에 항생물질이 다량으로 투여되고 있다. 3평 남짓한 공간에서 60~80마리씩 사육하다 병이 생기면 양계농가는 큰 피해를 입기 때문에 생산자들은 사료에 항생물질이나 합성 항균제를 섞어 사용한다. 따라서 닭의 뱃속은 내성균으로 가득하고, 닭의 몸 표면에 존재하는 균도 대부분 내성균이라고 할 수 있다. 닭고기를 출하하기 전 휴약(休藥)기간을 정하고 있지만 고기에 잔류된 항생물질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장담할 순 없다.”

Q : 미국산 쇠고기는 여성호르몬을 사용한다고 고발했는데 이로 인한 부작용 사례가 있나?

“여성호르몬을 투여한 소는 식욕이 왕성해져 빠른 시간 안에 살이 오른다. 이 때문에 작은 알약으로 만든 여성호르몬제를 소의 바깥쪽 귀 아래에 투입해 서서히 체내로 흡수하도록 하고 있다. 아주 적은 양이라도 호르몬을 체외에서 섭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특히 임신 중인 여성은 조심해야 한다. 미국과 푸에르토리코 등에서 여아의 유방이 커져서 문제가 됐는데, 일부 학자는 쇠고기 속 여성호르몬 잔류설 등을 원인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여아는 건강한데 남아는 허약하다. 혹시 쇠고기의 여성호르몬과 관련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Q : 수입농산물에 수확 후 사용되는 농약의 실태는?

“생산업자들의 수확 후 농약 사용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수입 농산물에 사용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미국산 체리를 접시에 놓아두고 상온에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실험해 보았더니, 7주가 지나도 체리에는 곰팡이도 생기지 않고 썩지도 않았다. 모양은 그대로 유지한 채 수분 없는 마른 과일이 됐을 뿐이다. 미국산 체리를 껍질째 먹는 것은 농약덩어리를 삼키는 것과 같다. 이 위험한 과일은 값이 비싸 우리가 많이 먹을 수 없다는 점에 오히려 감사해야 할지 모른다.

수입과일중에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는 바나나 역시 과거 발암 물질로 분류되는 베노밀, 비터타놀 같은 농약이 검출됐던 대표적 과일이다. 최근엔 이런 농약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수입업자들은 주장하지만 여전히 상온에 방치해도 상하지 않는 바나나도 많다. 잘 상한다면 안심하고 먹어도 될 바나나이다.”

Q : 독성이 강한 농약이 잔류한 식품을 먹었을 경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잔류농약에 의한 사고는 일본에선 보고된 적이 없지만 중국에서는 입원한 예는 물론 사망한 예도 있다고 한다. 농약 섭취량을 줄이려면 되도록 과일은 잘 씻어서 껍질은 벗겨먹도록 한다. 농산물은 수확 직전 농약 불(不)사용 일수를 길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Q : 출간 후 생산자로부터 항의는 없었나?

“한 시소 생산자로부터 ‘우리는 그런 농약을 많이 쓰지 않고 있다’는 편지가 왔다. 고단샤(講談社)에는 스틸렌은 학습장애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스틸렌공업협회의 항의장이 날아왔다. 미국정신과학회에서 기금을 모아 학습장애 여부를 조사한 후 공표한 걸 모르고 항의한 것이다. 말썽이 생기지 않도록 안전성 조사를 할 때는 각분야의 1류 전문가와 전문기관에게 조사를 의뢰하고 있다.”

Q : 안전한 생선을 선택하려면?

“책에서 활어보다 냉동어쪽이 안전하다고 했지만 안전성이 높은 것은 과밀하게 사육된 양식어가 아니고 천연어, 그것도 식물성 사료나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생선과 원양어이다. 원양어는 냉동을 잘 하면 맛도 좋고 안전성도 높다. 양식어는 여름에는 병이 많아 항생물질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되도록 쪄서 먹는 것이 좋다. 겨울엔 질병 감염기회가 적어 항생물질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회로 먹어도 괜찮다.”

송영주 의학대기자 yjsong@hk.co.kr

::::: 안전한 먹거리 선택 요령 :::::

장바구니를 든 주부의 손은 떨린다. 생선가게 앞에선 납덩어리가 든 해산물은 아닌지, 고기를 살 때는 광우병 노출위험이 큰 수입고기가 원산지를 속인 건 아닌지, 채소와 과일을 고를 때는 농약이나 첨가물 덩어리는 아닌지 눈을 부릅떠 살펴야 한다. 일본자손기금이 제안한 식품 선택 요령을 소개한다.

◆닭고기:항균제를 쓰지않고 건강하게 사육된 닭을 고르려면 사육법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닭고기를 선택한다. 좋은 환경에서 사육한 닭은 맛이 좋고 육질이 단단하다. 여러 브랜드의 닭고기 맛을 보아 감칠맛이 나고, 탱탱한 육질의 닭을 선택한다.

◆수입쇠고기:되도록 붉은 빛이 도는 호주산 쇠고기를 선택한다.

◆돼지고기:국내산 순수 토종 돼지가 좋다. 무균 돼지고기란 특정 병원균이 없다는 뜻이지, 항생물질 내성균이 없는 돼지란 뜻은 아니다.

◆햄:가능하면 발색제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첨가제도 비교적 적은 무염햄을 선택한다.‘숙성’표시가 된 제품은 그나마 안심할 수 있다. 합성보존료나 합성산화방지제등을 사용했는지 확인 후 구입한다.

◆장어:중국산은 문제가 많으므로 되도록 선택하지 않는다. 일본산이라도 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양식하는 곳은 드물다.

◆정어리 꽁치:정어리는 수명이 8년 정도로 길어 다른 생선보다 평균적으로 오염도는 높다. 따라서 어린 정어리, 즉 작은 것이 보다 안전하다.1년 만에 성어가 되는 꽁치는 수명이 짧고 지방은 많지만 다이옥신 오염도는 낮다.일반적으로 근해 보다는 먼 바다에서 잡힌 생선, 큰 생선보다 작은 생선, 수명이 짧고 지방이 적은 생선이 오염도가 낮다. 오징어류, 자연산연어, 대구, 꽁치, 소형 정어리는 권장하고 싶은 어류다.

◆감자:껍질이 얇은 감자는 수확직전 제초제를 살포하지 않은 것이므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일반적으로 채소를 씻을 때는 물을 한번 끼얹는 정도가 아니라 힘껏 문질러서 닦아낸다. 이래야 잔류농약이 조금은 떨어진다.

◆버섯:표고버섯은 팽이버섯이나 흰주름 깔대기 버섯보다 농약사용량이 적다. 따라서 버섯을 먹을 때는 표고버섯을 선택하는 게 좋다.

◆샐러리 파슬리:원산지가 유럽으로 덥거나 비가 내리면 병에 걸리기 쉬워 살균제,살충제를 수확직전까지 사용한다. 따라서 정말 이런 채소가 먹고 싶을 때는 잘 씻어서 먹는다. 요리에 곁들여 나오는 파슬리는 먹지 않는다.

◆중국산 채소:맛이 이상할 때는 먹지 않도록 한다. 특히 7~8월에 중국에선 농약 살포사고가 가장 많으므로 이시기에 수입된 중국산 채소는 피하는 게 현명하다.

◆과일:가능하면 유기농으로 재배된 과일을 사먹는다.모양이 나빠도 산다. 임신부나 몸이 약한 사람은 사과를 먹을 경우 봉투 씌우고 재배한 사과를 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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