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CEO(최고경영자) 출신의 윤모(57)씨는 17년간 살아왔던 서울 서초동 단독주택에서 지난해 판교신도시 인근 성남시 시흥동으로 이사왔다. 윤씨가 사는 곳은 60∼90평형의 단독주택 24가구로 이뤄진 '최고급 주택촌'. 은퇴를 준비중인 윤씨는 100평이 넘는 정원에 살구나무, 자두나무 등 유실수를 가꾸며 전원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판교신도시 인근 베벌리힐즈로
담 대신 정원수가 늘어서있는 집들, 파라솔을 펼쳐놓은 서양식 정원, 빨간 벽돌 발코니와 통나무 외벽, 주택을 둘러싼 무성한 녹지…. 판교와 분당신도시 경계를 따라 고급주택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판교 IC에서 북동쪽으로 2∼3㎞ 가량 뻗은 주택공사∼시흥 4거리 일대가 고급주택촌의 밀집지. 시흥4거리를 중심으로 150∼200평 규모의 고급주택들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다. 시흥동 동산마을에 30여 가구, 금토동 남산마을에 10여 가구가 모여 고급주택촌을 형성하고 있다.
단지형 고급주택들도 속속 자리를 잡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2002년말부터 분양한 시흥동의 포스힐(24세대)이 대표적. 건평 60∼90평으로 의사, 변호사, 중견기업 CEO 등 고소득 계층이 입주해 있다. 평당 2,000만원을 호가, 16억∼22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세종연구소 인근에도 고급주택단지가 터를 잡고 있다. 이 근방에 코오롱건설은 고급빌라 린든그로브(52세대, 65∼87평형)를 9월께 분양하고, 베스트하우스도 150평 정도의 단독주택 20여 세대를 분양할 계획이다. 분양가는 평당 2,000만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판교 신도시 남쪽으로도 고급주택가가 형성돼 있다. 궁내동에는 평당 1,000만원을 호가하는 69∼96평 규모의 궁안마을 중앙하이츠(177가구)가 들어서있고 남서울CC∼용인 고기리 일대에도 10억원대의 전원주택 200여 채가 모여있는 등 고급주택 벨트가 형성돼 있다.
판교신도시 입주 맞물려 높은 관심
분당의 대표적인 고급빌라·전원 주택촌은 탄천과 불곡산을 끼고 있는 분당 남부 구미동, 불곡동 등이다. 최근 판교신도시 인근이 인기를 끄는 것은 판교신도시가 입주(2007년부터 예정)하면 생활여건이 구미동과 불곡동 못지 않게 편리해지고 '판교효과'에 대한 기대심리도 높기 때문. 경부고속도로, 외곽순환도로, 분당∼수서 도시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들도 접근이 쉽고 병원, 쇼핑센터 등 생활 편의시설이 집중된 분당 서현동, 이매동 등과도 가깝다.
실제로 현지 부동산에는 판교신도시 분양(내년 상반기)이 다가오면서 투자목적의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서울로의 출퇴근도 용이하고 환경도 쾌적해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다"며 "최근에는 전반적인 부동산경기 침체로 다소 거래가 뜸한 편이지만 판교신도시 입주가 다가올수록 관심이 더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사진=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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