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나아지고 있는가, 아니면 하강하고 있는가. 이 논쟁은 미 대선의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테마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호언했고,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하강 중"이라고 진단했다.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산업벨트인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주를 돌면서 "미국 경제는 이제 모퉁이를 돌아 성장의 길로 나서고 있다"며 낙관론을 펼쳤다.
부시 대통령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소비자 신뢰지수와 사상 최고를 기록한 6월 주택판매 등 각종 경제지표를 '회복과 성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부시는 "미국경제는 2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이는 정부의 세금 감면에 따른 전면적인 효과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또 "지난해 8월 이후 150만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상당수는 고성장, 고소득 일자리"라고 고용증가 추세를 강조했다.
그러나 케리 후보의 시각은 달랐다. 우선 3.0%를 기록한 미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2·4분기 4.1%, 3·4분기 7.4%, 금년 1·4분기 4.5%에 비해 낮은 성장률이었고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7% 수준에 못 미쳤다.
케리 후보는 3.0%의 GDP 성장률을 직접 문제 삼기보다는 성장의 동력을 부자가 아닌 중산층·서민을 위한 정책에서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케리후보는 30일 펜실베이니아의 그린스버그 유세에서 "우리가 일하던 공장의 기계가 뜯겨 일자리와 함께 외국으로 실려나가고 근로자들은 자신을 대체할 외국인들을 훈련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부시 대통령이 말하는 성장의 길이냐"고 공격했다.
케리 후보는 부시가 역점을 둔 조세 감면정책을 축소하고 건전재정을 이루되 의료보험 확대 등 중산ㆍ서민층에 대한 예산지출은 늘려갈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반기가 다가올수록 두 대권 주자간의 경제정책 논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