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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프레레호 한달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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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프레레호 한달 '절반의 성공'

입력
2004.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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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실망이 교차한 무대였다.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31일 2004 아시안컵 이란과의 8강전에서 3-4로 패해 탈락했다. 출범 한달 여를 맞은 본프레레호는 ‘44년만의 우승 재현’이라는 당초 목표에는 실패했지만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축구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히는 골 결정력이 크게 좋아졌다. 하지만 수비는 많은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날카로워진 골결정력

본프레레호는 아시안컵 4경기에서 모두 9골을 수확했다. 본프레레 감독이 요르단과의 조별 예선 1차전(0-0 무승부) 이후 기존의 투톱 대신 스리톱(설기현-이동국-차두리)을 들고나와 공격력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이동국은 본프레레 감독을 만나면서 오랜 부진을 털고 킬러로 부활했다.

또 세밀한 문전 돌파 및 좌우 크로스에 이은 위협적인 슈팅, 양쪽 윙백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에 의한 2선 침투도 본프레레호의 색깔로 굳어졌다. 이 같은 전술적 변화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 2-0, 쿠웨이트전 4-0 승리의 바탕이 됐고, 이란전에서도 비록 패하긴 했지만 세 골을 뽑아낼 수 있는 비결이었다.

노쇠한 수비가 문제

이번 대회에서 포백 대신 스리백(3명의 수비수를 두는 것)을 썼지만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특히 이란전에서 보듯 최전방까지 치고 올라간 윙백의 수비 전환이 늦어질 경우 측면이 뚫리면서 위험한 순간이 잇따라 연출됐다. 본프레레 감독은 이란과의 경기 후 “왼쪽 측면에서 공격에만 치중하고 수비를 소홀히 한 것은 실수”라고 실토했다.

수비수들의 스피드가 현저히 떨어지는 점도 문제였다. 최진철 이민성 등 30대 노장 수비수들은 발이 빠르고 드리블이 좋은 카비(19) 등 이란의 젊은 선수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결국 설기현과 이동국, 김남일이 득점포를 쏘아올렸지만 이란의 알리 카리미(26)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고, 박진섭의 자책골까지 겹쳐 무릎을 꿇게 된 것도 허술한 수비 때문이었다. 이번 아시안컵은 본프레레 감독에게 ‘젊은 피’ 수혈 등 세대 교체의 필요성을 일깨워준 것이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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