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이산가족 문제 해결과 인도적 사업을 놓고 북쪽과 대화해 왔는데, 아쉽지만 이제는 후배들에게 길을 비켜줄 때가 됐습니다."이병웅 대한적십자사 총재 특별보좌역이 지난달 31일 한적을 떠나 한서대 청소년복지학과 전임교수로 변신했다. 이 전 특보는 1971년 8월 판문점에서 열렸던 남북 적십자간 첫 파견원 접촉 때 전략수행원으로 참석한 것을 비롯, 70여 차례의 크고 작은 남북 적십자회담에 관여해온 이산가족 교류의 산증인. 92∼98년 한적 사무총장으로 일하다 퇴직한 뒤 2000년 1월 총재 특보로 돌아와 남북정상회담 이후 10차례의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치러냈고 적십자회담 남측 수석대표로 면회소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특히 72년 8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적십자 제1차 본회담과 98년 3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대북구호물자 전달을 위한 남북적십자 대표접촉에 참여했던 사실은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다. 평생을 한적맨으로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정열을 바쳐온 그에게 '면회소'를 보지 못하고 한적을 떠나게 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는 "숙원이었던 면회소 건설에 합의했을 때 정말 이 일을 해온 보람을 느꼈다"며 "북한이 앞으로 협조해 많은 이산가족들의 슬픔을 어루만져주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이 전 특보는 한서대 강단에서 평생 몸으로 느껴온 적십자의 봉사 이념을 젊은이들에게 전달하는 한편, 이산가족교류협의회 회장으로서 그동안 쌓아온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노하우를 민간에 나눠주는 역할도 계획하고 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