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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대중교통 개편 시행 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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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대중교통 개편 시행 한달

입력
2004.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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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많고 탈많았던 서울시 대중교통개편이 단행된 지 31일로 꼭 한 달을 맞았다. 교통대란을 불렀던 교통카드단말기 오류사태와 요금 인상으로 칭찬보다 불만을 더 많이 들어왔던 '교통혁명'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다행스럽게도 시민들이 빠르게 새 교통체계에 적응하고 있고 교통카드 단말기 오류율도 0.5%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혼란이 진정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시민들이 생각하는 대중교통개편 점수를 보면 아직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30일 발표된 한 인터넷포털의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서울시민들이 개편된 교통체계에 대해 "예전보다 못하다"고 답변했다.

교통카드 안정화 '산넘어 산'

개편 당일인 지난 1일 오전 혜화동에서 버스를 타고 시청으로 향한 이명박 서울시장은 짐짓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시내 전구간에서 카드 단말기가 '먹통'이 됐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 인식오류, 부당요금적용 등 교통카드의 악몽이 시작된 순간이다.

시민들은 믿을 수 없는 교통카드 단말기에 시달리다 못해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등 카드로 인한 교통대란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점차 시민들이 카드사용에 익숙해지고 오류 복구가 마무리돼가면서 개편초기 하루 7,000건이 접수되던 요금불만 민원이 7월말 하루 1,000건으로 줄어들었다.

시 관계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소수의 요금관련 오류들은 정류장간의 거리 실측이 잘못돼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수 일 안에 모두 복구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양한 할인카드와 고급형 티머니카드의 발급이 지연되는 등 당초 계획됐던 '똑똑한'교통카드의 등장은 요원하기만 하다.

중앙버스전용차로 '절반의 성공'

1일 오후8시. 강남대로 중앙버스전용차로에는 90여 대의 버스가 기차처럼 줄을 이어 정차해 있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시는 급하게 강남대로 구간 운행 경기도 광역버스의 가로변정차를 유도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경기도 버스업체의 불만을 사는 등 문제를 증폭시키기도 했다.

덕분에 빠른 속도로 중앙버스전용차로의 상황이 좋아져 7월말 현재 출퇴근 시간대 평균통행속도가 시속20∼25㎞까지 나오는 등 일단 '버스 하이웨이'의 목표점에는 근접하고 있다는 평가다.

경기 성남시에서 무교동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하모(43)씨는 "점차적으로 버스운전기사들이 노선에 적응하면서 속도도 나아지고 특히 차로 변경이 줄어 승차감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서울시가 당초 목표로 정했던 평균시속 30㎞의 통행속도에 못 미치는 등 개선될 점은 남아있다. 일반차로를 달려야 하는 지선버스는 속도가 지난 달보다 10% 이상 줄어들어 버스중심의 개편효과가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지하철정기권 등 남은 과제들

4일 오후7시 이 시장은 시민불편에 대해 사과하는 자리에서 지하철 정기권 도입을 전격 발표했다. 철도청과 경기도·인천시 구간에서의 사용가능 여부를 놓고 잡음을 냈던 정기권은 결국 한달 60회 사용과 서울시내구간에서의 이용제한으로 매듭지어졌다. 7월말 현재 20여 만장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돼 일단 시내 출퇴근 직장인들의 요금불만이 정기권으로 흡수되고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평가다.

시 관계자는 "수도권 전구간에서 지하철정기권을 통용시켰을 경우 요금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며 "철도청등과 협의해 거리비례제를 도입한 합리적인 정기권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9월께 2차 대중교통개편을 단행할 방침이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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