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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커버스토리-한강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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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커버스토리-한강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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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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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그립다. 강이 그립다. 한번 실컷 맞아봤으면 싶은 후련한 비는 기다려도 기다려도 쏟아지지 않는 하늘 아래서 목이 타는 사람들은 강이건 바다이건 물이 그립다. 初伏을 엿새 앞으로 바라보는 十五일의 일요일, 한강 뚝섬 광나루에 몰려든 二十만의 인파는 강물결과 함께 출렁댔다.풍덩 강물속으로 뛰어들면 까만점 언저리에서 하얗게 돋아나는 포말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한강은 까만 점, 점, 점의 인파와 그 언저리에서 튕겨나는 물거품이 한데 어울려 출렁대는 하나의 큰 ‘물결’이었다.’

1962년 7월16일자 한국일보의 기사입니다.

60년대, 아니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강의 백사장은 웬만한 해수욕장 못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백사장을 가득 메우고 여름 더위를 달랬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한강이 잊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당연한 듯 휴가때면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는 차를 몰고, 또 비행기를 타고 멀리 떠납니다. 서울은 한강한테 지키라 하구요.

2004년 여름의 한강도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한강 야외수영장에 물놀이 나온 가족들, 튜브를 탄 아이들과 이를 끌어주는 아빠의 얼굴엔 시원한 웃음이 가득합니다.

이렇게 소외됐던 한강이 최근 우리 곁으로 다시 가까와졌습니다. 한강 둔치가 ‘여름이 신난다’며 피서객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럼 한강으로 한번 휴가를 떠나볼까요.

우선, 한강야외수영장에서 신나는 물놀이를 즐기세요. 그리고는 바닷모래를 옮겨다 놓은 비치선탠장에서 해변을 떠올리며 모래찜질을 하는 겁니다. 가만히 누워있는데 한강에서 물보라 이는 소리가 들린다구요? 누군가 수상스키를 타고 있네요. 멀리서는 윈드서핑의 돛들이 펄럭입니다.

호기심이 발동한다면 바로 한강공원 안에 있는 수상스포츠 업체를 노크하세요. 회원이 아니라도 강습을 받고 탈 수 있답니다. 당신은 드디어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다’는 수상스포츠 세계에 입문하신 겁니다.

수영에 선탠, 수상스키까지 즐겼지만 그냥 집에 들어가기엔 아쉽습니까. 그렇다면 난지캠핑장으로 옮겨 보세요. 밤새 별빛을 천장삼아 바비큐 파티를 즐기고 물소리, 맹꽁이 소리 들으며 텐트에서의 하룻밤 끝내주지 않습니까.

어스름한 저녁 한강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유람선을 타는 겁니다. 형형색색 조명옷을 입은 한강다리를 지나다 보면 목덜미를 스치는 강바람이 더위를 저만치 실어 갑니다.

/사진 최흥수기자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어떤 피서 할 수 있을까

낮에는 텀벙텀벙 물놀이와 모래찜질, 저녁엔 유람선에서 강바람을 맞고 캠핑장에서 한밤의 별을 노래한다. 한여름 한강의 하루는 길다.

● 야외수영장과 비치선탠장

한강의 12개 시민공원 중 야외수영장은 여의도 잠원 잠실 광나루 망원 이촌 뚝섬 등 7곳에 있다. 입장료는 어른 4,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 서울시가 책임지고 관리해 수질은 안심해도 된다.

올해 처음 선뵌 비치선탠장은 잠실 잠원 뚝섬 여의도 양화 망원 등 6곳에 마련됐다. 파리 세느강의 비치선탠장을 벤치마킹해 한강에서 해변의 정취를 만끽하라고 만든 곳.

충남 태안에서 공수해온 질좋은 바닷모래가 50cm 두께로 깔려 모래찜질도 가능하다. 파라솔과 샤워실(오픈형), 탈의실도 갖추고 있다. 무료.

● 한강유람선

‘서울사람은 유람선을 타지 않는다’는 편견을 버려라. 가르려 해도 가를 수 없는 게 물이니 연인과의 사랑을 약속하기에는 유람선이 제격.

운항노선은 여의도-난지-양화-여의도, 잠실-한강대교-잠실을 회항하는 순환코스와 잠실-여의도를 잇는 편도코스가 있다 요금은 7,000원.

또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7시30분 여의도에서 라이브유람선(1만원)이 출발하고 금요일 잠실선착장에서는 뷔페유람선(3만5,000원)이 뜬다.

여의도선착장(02)785-4411, 잠실(02)416-8611, 양화(02)675-3535, 난지(02)376-5614

● 수상레포츠

한강에서 즐길 수 있는 수상스포츠는 윈드서핑, 모터보트, 제트스키, 수상스키, 요트, 오리보트, 노보트 등이다. 뚝섬과 난지지구 쪽은 윈드서핑이, 잠원과 이촌 등지에서는 수상스키와 제트스키가 활성화해 있다.

대부분 동호인들의 클럽형태로 운영되지만 일반인들도 전화로 신청만 하면 쉽게 강습 받을 수 있다. 이용료는 1회 1만8,000원~2만원.

● 난지캠핑장

별빛 아래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도심속 야영지. 24시간 온수가 나오는 샤워장 2곳과 취사장 조리대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캠핑장 인근은 놀거리 천국.

걸어서 15분 거리의 망원지구 야외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거나 월드컵경기장과 월드컵공원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다. 4명 기준 사용료 1만5,000원. 1인 늘 때마다 3,750원씩 추가된다.

추가 비용을 내면 텐트, 담요, 매트, 바비큐그릴 등을 빌릴 수 있다.

예약은 인터넷(www.camping.or.kr)으로만 받는다. 매월 1일부터 접수하는데 주말 분은 첫날 0~1시면 마감되니 미리 챙겨야 한다. 문의 (02)304-0233~5

■한강의 어제와 오늘

한강의 그 많던 백사장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50여년 전 한강변 백사장의 크기는 250만평이 넘었다. 광나루, 뚝섬, 양화나루터 등에 펼쳐졌던 은빛 백사장은 개발의 바람에 흩어지기 시작, 이제는 전설이 되고 말았다.

한강이 지금의 모습으로 변한 것은 82~86년 진행된 한강종합개발사업을 통해서다. 이 개발사업으로 시멘트 옷을 입은 한강은 홍수 걱정을 덜었고, 둔치에 시민공원이 조성되고, 강물에는 유람선이 떴다.

하지만 정부가 한강종합개발을 시작한 속내는 한강의 모래와 자갈을 활용하기위해서였다. 88올림픽을 유치한 후 급하게 닥친 개발 압력. 그 때 눈에 들어온 것이 한강의 백사장이다. 한강의 은빛 모래는 최상의 건축자재로, 지금 쓰는 바닷모래와는 격이 달랐다 한다.

81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서울 지역내 한강골재와 고수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가 바로 한강종합개발이 시작된 단초. 이를 연구해오다 저수로 정비, 시민공원 조성, 올림픽대로 건설, 분류 하수관 설치까지 포함하는 한강종합개발안으로 사업이 확대된 것이다.

그 기간 채취해 판 한강의 골재의 양은 자그마치 6,369만㎥. 액수로도 1,962억원에 달했는데 이 돈으로 한강종합개발 사업비의 절반을 충당했다. 지금 한강변에 줄지어 선 아파트들은 한강 백사장의 모래로 지어진 것들이다. 이제 한강에서는 채취하고 싶어도 더 이상 채취할 모래가 없다고 한다.

한강종합개발로 한강에는 2개의 수중보가 생겼다. 수돗물 취수를 위해 만든 게 잠실대교밑 잠실수중보이고 또 하나가 행주대교 하류 3km지점의 신곡수중보다.

신곡수중보의 역할은 한강의 적정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물을 일정 정도 가두는 것. 이 수중보가 없다면 유람선도 띄울 수 없게 된다. 수중보로 막힌 한강의 현재 평균 유속은 1초에 10cm밖에 안돼 한강은 이제 강이라기 보다는 사실상 호수에 가깝다.

조선시대 송강 정철이 독서당(지금의 한남동)에서 내려다 본 한강이 호수처럼 넓고 아름다워 그 동쪽을 동호, 서쪽을 서호라 고 했다는데 실제 한강이 호수화가 된 것이다.

/이성원기자

■북한강 수상스포츠의 천국

‘꺄악~, 꺄악~’

놀이동산에서나 들릴법한 비명소리가 곳곳에서 강물을 가른다.

북한강은 수상스포츠의 천국이다. 잠실수중보가 있는 잠실대교에서부터 양수리를 지나 서울종합촬영소 입구까지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수상스포츠가 금지되지만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앞부터 모터보트의 굉음이 귀를 때린다.

북한강 줄기를 따라 삼봉지구, 금남지구, 새터, 대성리, 청평호반, 남이섬까지 수상스포츠 업체들이 즐비하다. 식당과 민박 등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 많다.

요즘 북한강에선 가오리처럼 생긴 고무보트에 몸을 싣고 물위로 떠오르는 플라이피쉬가 최고 인기다. 바나나보트와 땅콩보트도 여전히 사랑받는 기구.

수상스키는 이제 물위의 스노보드인 웨이크보드쪽으로 많이 옮겨가는 추세다. 수상스키 보다 훨씬 다양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어 젊은층이 선호하고 있다.

플라이피쉬 바나나보트 땅콩보트는 1인당 1만~2만원선. 수상스키는 1회 2만원, 초급 강습은 2회 탑승에 5만~6만원선이다.

북한강 수상스포츠의 메카는 역시 청평호다. 산으로 둘러싸여 바람도 적고 물살도 잔잔해 수상 스키의 최적지로 꼽힌다. 또 물이 맑아 몸을 적셔도 아무 거리낌이 없다.

수상스포츠 업체도 가장 많이 밀집해 청평호 주변에 26곳 이상이 몰려 있다.

● 지역별 수상스포츠 업체

삼봉- 평화(031)576-2374 삼봉(031)577-3070 북한강(031)576-8903

금남- 뉴보트(031)591-9235 파라(031)592-6441

대성리-맨하탄(031)584-6730 북한강(031)584-1995

청평-스포랜드(031)584-3121 돌고래(031)584-1800 지산(031)584-2745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두물머리 주변

두물머리에 가보신 적이 있습니까. 물안개에 젖어 상념을 달래본 적이 있습니까.

양수리는 북한강과 남한강의 두 물줄기가 합친다 해서 붙은 지명. 순 우리말인 두물머리, 두물목이 더욱 정겨운 곳이다. 이 곳의 또 다른 주인공은 400년 넘은 느티나무. 높이 26m의 우람한 나무가 팔당호와 빚는 조화에 연인들의 발걸음이 잦다. 두물머리 앞 강 한복판에 잔뜩 웅크린 채 떠 있는 몇 개의 작은 섬도 길손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두물머리의 낭만을 제대로 즐기려면 물안개 피는 새벽녘이 좋다.

팔당호가 휘돌아 감는 남양주시 조안면 마현마을은 다산 정약용이 태어나 유년과 말년을 보낸 곳으로, 다산의 생가와 묘가 남아있다. 마현마을은 민물장어로 유명한 곳. 주머니가 허락한다면 더위에 쇠진한 기력을 보충할 수 있다. 다산유적지 관리사무소 (031)576-9300

풍광이 빼어난 수종사도 빼놓치 말고 둘러 보자. 발 아래 호쾌하게 펼쳐지는 양수리 전경이 서거정이 ‘동방의 사찰 중 제일의 전망’이라 했다는 말이 지나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인근 서울종합촬영소에서는 공동경비구역 JSA, 취화선 등 각종 영화의 세트를 구경할 수 있는 곳. 이곳에선 누구나 영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영화문화관에서는 영화의 발달과정을 한 눈에 알 수 있고 시네극장에서는 무료로 영화한편을 볼 수 있다.

호수 건너편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는 붕어의 마을. 예부터 참붕어에 우거지와 버섯, 쑥갓, 수제비를 곁들인 붕어찜이 유명한 곳으로 30여곳의 전문식당이 몰려 있다. 매년 봄이면 붕어축제를 연다.

이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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