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당선자가 밝힌 초등학생 학력평가 부활 방침은 교육계에 새로운 논란과 갈등거리가 되고 있다. 발언 내용대로라면 초등학교의 중간·기말고사가 부활되며 서술형 평가가 수우미양가의 등급체계로 바뀌고 석차가 표시된 성적표가 되살아날 전망이다.그러나 지금까지 주력해 온 인성지도와 특기 적성교육이 잘못이므로 수정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의 성과가 컸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학력신장에 치중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인성지도를 강조해 온 교육방침이 정착됐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여러 교육단체가 초등교육의 파행현상과 입시풍토 조성, 사교육비 부담 증가를 우려해 반대하고 나선 것은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된다.
학력 신장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과거와 똑같은 방식의 경쟁체제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초등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험과 성적을 통한 평가보다 소질과 적성 개발이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대책을 마련해 공교육 정상화를 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확정된 방침은 아니지만, 2006학년도부터 오전에만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특기적성교육을 하는 방식으로 초등학교 수업을 개선할 것을 검토 중이다. 초등교육 운영은 교육부의 전체적 방침과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성급한 언급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초등학교의 경쟁체제는 유치원교육에 큰 영향을 주게 되며 서울의 교육정책은 다른 시·도의 교육에 미치는 파장도 크다.
말썽많은 고교의 0교시 수업에 대해 학교별로 운영위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하겠다는 언급도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새로 교육감을 맡게 된 교육전문가에게 독자적 정책과 포부가 없을 리 없지만, 제도 변경은 개인적 소신만으로 하루아침에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