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올림픽을 빛낼 스타]역도 피로스 디마스/아테네 D-14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올림픽을 빛낼 스타]역도 피로스 디마스/아테네 D-14

입력
2004.07.30 00:00
0 0

“올림피아에 제단을 준비하라. 헤라클레스가 돌아온다.”그리스의 역도 영웅 피로스 디마스(33)는 헤라클레스의 진정한 후예로 추앙 받고 있다. 역도에서 ‘올림픽 3연패 신화’를 열었으니 그만한 칭송이 아까울 게 없다. 지금은 당당한 그리스의 아들이지만 그가 태어난 곳은 알바니아 치마라. 그래서 그를 기억하는 알바니아인들은 ‘치마라의 사자’라 부른다.

그리스계 부모 밑에서 태어난 그가 고향을 등지고 그리스로 국적을 옮긴 것은 20세였던 1991년. 그리스가 역도 중흥을 위해 사방팔방 선수를 모집하던 차에 알바니아 청년 디마스를 발견했던 것이다. 그는 조그만 역도 클럽에서 선수생활을 하다가 실력을 인정 받아 귀화했다. 그 해 그리스 국가대표로 뽑혔다.

바르셀로나올림픽(92)은 새로운 그리스 영웅의 탄생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몸무게의 3배 가까이 되는 역기를 들 때마다 디마스는 “그리스를 위하여”를 외쳤고, 인상 용상 합계 370㎏을 든 디마스가 금메달(82.5㎏급)을 목에 걸자 그리스의 올림피아에서 그를 응원하던 10만여명의 시민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올림피아는 그리스의 전설적인 영웅 헤라클레스가 여신 헤라의 12가지 시험을 무사히 마치고 제단을 쌓아 고대 올림픽을 시작한 곳. ‘헤라클레스의 후예’ 디마스의 승리를 축하할 장소론 최적이다.

첫 국제 무대였던 올림픽을 승리로 이끈 디마스는 93, 95년 세계타이틀, 95유럽선수권을 제패한데 이어 애틀랜타올림픽(96)에선 2개의 세계기록을 작성하며 또 금메달(83㎏급)을 목에 걸었다. 92, 93, 95, 96년 ‘올해의 그리스 선수’로 뽑혔다.

시드니올림픽(2000) 때는 경기장의 소음으로 정신 집중에 실패, 인상 1, 2차 시기를 놓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용상에서 215㎏을 들어 합계 390㎏으로 마크 허스터(독일) 등 2명과 타이를 이뤘다. 그리고 디마스의 몸무게가 두 선수보다 140g 덜 나가는 행운으로 금메달(85㎏급)을 목에 걸고 올림픽 3연패를 일궜다. 승리의 여신마저 디마스 편이었다.

불세출의 역사(力士)지만 그가 올림픽 4연패 신화를 창조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시드니 이후 거의 경기에 나서지 않은데다 올해 4월 유럽선수권에선 4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마스는 헤라클레스의 후예임을 외친다. “나의 뼈는 늙었고 크고 작은 부상으로 휴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자비한 훈련과 극도의 스트레스가 오히려 경쟁심을 더욱 부추긴다. 내가 바라는 건 ‘올림픽 4연패’가 아니다. 수많은 적을 누르고 얻게 될 ‘단 한 번의 승리’다. 마지막 승리를 얻은 뒤 바벨을 놓겠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