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은 5개월째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설비투자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소비는 여전히 '바닥권'인 데다 건설경기는 급랭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내수가 수출둔화를 상쇄하지 못하면서 현재와 미래의 경기를 나타내는 지수들은 3개월 연속 악화, 하반기 경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29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및 2·4분기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6월 생산은 수출업종에 기대 작년 같은 달보다 12.3% 증가했고, 2분기 전체로도 12.3% 늘어났다. 그러나 전월비(계절조정)로는 오히려 2.0% 줄었다.
통계청은 "생산 지표만 보면 높은 수준이지만 차츰 둔화하는 수출 증가율을 내수가 완전하게 상쇄하지 못하면서 전월에 비해 생산활동이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반도체(53.8%) 생산의 경우 4월(62.2%)이나 5월(68.1%)에 비해 증가율이 둔화했다. 휴대폰 같은 영상음향통신 증가율도 4∼5월중 30%대에서 6월에는 20%대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전월에 비해 1.5%포인트 감소한 79.8%를 기록했다.
민간소비를 나타내는 도소매판매는 1.6% 증가했다. 특히 부진을 지속하던 자동차 판매는 3.1%가 증가, 16개월만에 상승세로 반전했고 대형할인점 판매도 7.2% 늘어났다. 하지만 백화점 판매는 5.3%가 줄어 작년 1월 이후 감소추세를 지속했다.
또 소비자들이 지갑 열기를 꺼리면서 내수용 소비재 출하는 3개월 연속 작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냉장고(-31%), 컬러TV(-13.4%), 승용차(-7.3%) 등 내구소비재는 5.5% 감소, 1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7.9% 늘며 개선 조짐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2월(8.9%) 이후 16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그러나 향후 건설경기를 가늠케 하는 건설수주는 36.9%나 급감하며 6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최근 3년 중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특히 민간부문에서 주택건설 수주가 40.4%나 감소했다. 통계청은 그러나 금액으로는 올들어 최고치인 7조원 수준인 데다 작년 같은 달 청계천복원공사 등으로 건설수주가 급증한 데 따른 반락효과가 컸기 때문에 건설경기 위축을 심각하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9로 전월보다 0.8포인트 감소했고, 향후의 경기전환 시기를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전월보다 0.1%포인트 줄어드는 등 두 지표 모두 3개월째 하락세를 계속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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