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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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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의 형벌 /스콧 터로 지음법의 이름으로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사형제도는 존속되야 하는가.‘사형의 비인간성에 대한 인간적 성찰’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미국의 검사 출신 변호사면서 작가로 활동하는 저자가 직접 다룬 사형사건들과 일리노이주 사형위원회 활동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저자는 인간으로서 분노를 참을 수 없는 끔찍한 살인사건과 교도소, 사형집행실을 오가며 가해자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 책은 중립적 관점에서 사형존폐론 양쪽의 주장을 살펴보고 있으나, 결론은 폐지론으로 흐른다. 현재의 사법제도가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정영목 옮김. 교양인 1만2,000원.

● 반역의 책 / 조너선 스펜스 지음

1730년대초 중국 청(淸)에서 널리 읽힌 대의각미록(大義覺迷錄)은 기묘한 책이다. 반역을 도모한 지식인 쩡징(曾靜)과 그가 권좌에서 몰아 내려한 황제 옹정제의 공동저서다. 스펜스 예일대 교수는‘대의각미록’을 화두로 18세기 중국에서 한인들의 투쟁사와 중국 사회상을 세밀하게 서술했다. 쩡징 역모사건의 미스터리는 옹정제가 왜 주모자 쩡징에게 관용을 베풀어 사면했는가이다.

옹정제의 의도는 반역자를 충성스런 백성으로 변화시켜 화이론을 내세운 한족의 반청사상을 약화하려는데 있었으나, 사회적 동요를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현대 중국을 찾아서’ ‘천안문’ 등에서 문학적 문장과 역사를 접목시킨 솜씨를 선보인 저자답게 이 책에서도 추리소설이라도 읽는 듯한 재미를 더해준다. 이준갑 옮김. 이산 1만6,000원.

●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생각하라 / 박홍규 지음

29일로 30주기를 맞은 독일 작가 에리히 케스트너(1899~1974)의 평전. 동화 ‘로테와 루이제’ 등 아동문학, 소설, 시, 희곡 등 다양한 장르를 망라하며 작품 대부분이 우리말로 소개될 정도로 저명함에도 그에 대한 연구는 전무했다.

세계대전 등 동요와 불안의 시대를 살아간 케스트너는 독재, 사회적 불평등, 기술 문명 등에 대한 비판을 문학으로 옮긴 모럴리스트였다.

덕분에 나치의 독재 정권 하에서 자신의 저작들이 불태워지고 집필과 출판이 금지됐는데도, 그는 생명의 위협도 무릅쓰며 망명을 피한 채 독일 땅에서 저항했다. 일본어 중역으로 소개된 우리말 번역시의 오류를 잡아 이 책의 인용작품은 새로 번역했다. 필맥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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