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빈한 생활로 법조계의 사표(師表)가 돼왔던 조무제(사진) 대법관이 퇴임 후 변호사 개업 대신 모교인 동아대 강단에 서기로 했다.동아대는 내달 17일 퇴임하는 조 대법관이 법대 석좌교수로 취임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조 대법관은 이미 석좌교수 임용을 위한 행정절차를 마쳐 9월1일부터 강의를 하게 될 전망이다.
대학측은 "총장과 법대교수 동문 등의 거듭된 요청에 최근 조 대법관이 최종 승낙을 했다"며 "조 대법관은 동아대 석좌교수 1호이자 대법관 출신으로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강단에 서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관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동아대 법대를 나와 70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된 이후 창원·부산지법원장을 거쳐 98년 대법관이 될 때까지 부산 경남 울산지역을 떠나지 않은 대표적 향판(鄕判)이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첫 공직자 재산공개 당시 재산이 5,000여만원으로 고위법관 103명 중 꼴찌를 기록해 화제가 됐다. 관용차를 마다하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해 이웃에서는 그가 고위법관인지도 몰랐으며, 어쩌다 있는 법원 회식때는 양주를 슈퍼에서 직접 사다가 후배 법관들에게 마시도록 하는 등 숱한 일화를 남겼다. 대법관 퇴임을 앞둔 지금도 재산총액이 서민 아파트 한 채 값도 안 되는 2억여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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