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돈으로 재테크 하라고 운운하기에는 불황이 좀 심각한 수준이다. 이럴 때는 소자본 창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다. 지난해 출간돼 10만부 넘게 팔린 ‘총각네 야채가게’의 인기에 힘을 얻어 작은 가게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먹거리 위주지만 사업 종류도 떡, 토스트, 커피 등 다양하다.서울 압구정동 광림교회 옆에서 ‘건강떡집’을 운영하는 홍일태ㆍ공미정 부부의 성공담을 소개한 ‘9평 가게로 백만장자 되기’(열매출판사 발행)는 규모는 작아도 최고를 고집하는 정신이 만들어낸 성공담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상경해 낙원동의 한 떡집 좌판에서 쭈그려 잠자며 기술을 익힌 홍씨는 몇 년 뒤 아내를 만나 9평 짜리 떡집을 차렸다. 떡쌀을 씻는 수돗가와 기계를 놓고 나면 작은 테이블 하나 들어가는 작은 가게이지만 떡은 만들기 무섭게 팔려나가고, 하루 종일 전화벨이 울린다.
비결은 좀더 맛있는 떡, 좀더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떡, 먹는 사람의 건강을 생각하는 떡이다. 두텁떡을 응용한 건강떡, 밤콩찰떡, 쑥굴래떡, 깨송이떡이 그런 고민의 산물이다. 부지런하고, 최고를 고집하며, 무엇보다 일에 대한 열정을 가져야 하는 건 필수다.
서울 중구 무교동 코오롱 빌딩 앞에서 8년째 스낵카 ‘석봉 토스트’를 운영해온 김석봉씨의 성공을 담은 ‘석봉 토스트, 연봉 1억 신화’(넥서스 발행) 역시 독특한 소자본 사업이야기다.
아침 6시부터 오전 11시까지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노숙자, 노인, 불우소년소녀돕기 봉사활동에 열심인 김씨의 사는 모습도 아름답다. 예비 창업자의 관심은 아무래도 창업 3년 만에 토스트 하나로 연봉 1억원을 달성한 비결. 늘 미소로 손님을 맞고, 포장마차를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며, ‘물건을 판다고 생각하지 말고 정을 팔아라’는 등의 노하우는 새겨들을 만하다.
이화여대 앞에서 세계적인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를 마주보고 차린 10평 짜리 작은 커피집 창업기를 소개한 ‘꿈을 볶는 커피집 비미남경 이야기’(영진닷컴 발행)도 눈에 띈다.
1998년 재일동포가 세운 커피점 비미남경(妃美男慶)을 국내에 들여온 주인 이동진씨는 마치 생선을 파는 것처럼 묵히지 않은 신선한 커피를, 일일이 손으로 갈아서 끓인 물에 걸러내는 정성으로 손님을 끌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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