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배용준 현상'이 뜨겁고 깊게 퍼져 가고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를 통해 높아지기 시작한 탤런트 '욘사마'(배용준)의 인기는 정치권부터 시민 생활에 이르기까지, 한일 간의 심리적·문화적 장벽을 무너뜨리고 있다. NHK 방송은 4월부터 높은 시청률을 과시하면서 '겨울연가'(일본명 '겨울소나타')를 재방영하고 있다. 이번이 세 번째 방송이다. 근래 어느 일본 드라마도 따라가지 못한, 거국적 열기다.산케이신문은 '겨울연가'로 인한 한국이미지 개선효과가 수천억원에 이른다고 최근 보도했다. 올 들어 일본 관광객 수가 40%정도 증가했고,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이 드라마 붐이 가장 서두에 언급됐다는 것이다. 또 '한국 남자가 일본 여성에게 이처럼 인기가 있는 것은 긴 한일 역사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6월 한달간 배용준의 일본어 사이트 방문자는 사이트 중 최다를 기록했다.
한일 결혼주선업체에 따르면, 4월 이후 일본여성회원 수도 급증하여 1,000명이 넘고 있다. 주한일본대사관은 소식지 7월호에서 한 일본 여성의 애절한 편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배용준의 연기를 본 이후 음식도 못 먹을 지경에 이르렀다'는 이 편지는 한국어를 배워 국내를 오가는 느낌으로 한국을 찾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배용준 현상'은 한국인의 순애보를 통해 일본인이 앞서 산업화 과정에 잃어버린 소중한 가치들을 일깨워 주었다. 또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일본인의 편견과 선입견을 불식시키면서, 동아시아인의 공통된 정서와 교감을 재발견하게 하고 있다. 한일 관계는 과거사 문제로 인해 자주 불편해지곤 했다. 한 드라마가 양국 관계에 평화의 자락을 펼친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