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2·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올해 매출액 목표도 크게 하향 조정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6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전분기 대비 33%나 감소했고 매출액도 2조3,84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올해 매출 목표를 10조2,000억원에서 9조8,000억원으로, 연말 가입자 목표도 1,880만명에서 1,870만명으로 낮췄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을 '어닝 쇼크'로 표현하면서 이달 들어 연일 하락하던 SK텔레콤의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접속료 감소가 영업이익에 치명타
SK텔레콤의 매출액이 감소한 직접적 원인은 정부 규제로 접속료 비율이 줄어든데다 이를 1분기까지 소급 적용해 2분기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접속료 수익을 제외할 경우 매출액은 2조1,93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선인터넷 매출액은 4,17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 성장을 계속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규제가 매출액 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며 성장성에 의심이 드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반응이다. 대우증권 김성훈 연구원은 "SK텔레콤의 분기 매출액이 직전 분기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며 "더 이상 SK텔레콤의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고 가정할 수 없다는 것은 심각한 변화"라고 말했다.
마케팅 비용 통제력 상실 우려
번호이동성 제도 도입에 따라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것도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이었다.
SK텔레콤은 "번호이동 도입초기의 과열된 경쟁상황에서 가입자 이탈방지 및 마케팅리더십을 유지해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SK텔레콤의 기업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마케팅비용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LG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위원은 "2분기 불법 보조금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됐는데도 불구하고 마케팅비용이 1분기보다 1,000억원이나 늘어났다"며 "앞으로 마케팅비를 효율적인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증권사 "16만원 깨질 수도"
이달 들어 정부 규제 강화, 와이더덴닷컴 인수설 등 잇단 악재로 급락한 SK텔레콤의 주가는 이번 실적 발표로 더 하락할 위기에 놓였다. 대우증권 김 연구원은 "SK텔레콤의 2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에 못 미치는 것으로 어닝쇼크에 해당한다"며 "이 같은 실적을 이해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동부증권 이영주 연구원도 "주가가 일시적으로 16만원을 내줄 수도 있다"며 "저점 매수를 고려했던 투자자들은 매수를 유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한누리증권 이승현 연구위원은 "SK텔레콤의 어닝 쇼크는 주로 단기적인 일회성 항목 등에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본질적인 이익창출 능력이 훼손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배당수익률도 6% 이상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금을 매수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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