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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 법무/"檢개혁·안정" 이중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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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 법무/"檢개혁·안정" 이중 포석

입력
2004.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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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법무부 전 장관의 바통을 이어받게 된 김승규(59) 신임 장관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줄기차게 추진해 온 검찰 개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판사 출신 40대 여성 장관'이란 꼬리표를 달고 다닌 강 전 장관이 검찰 장악에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을 근거로 하면 검찰 출신 김 장관의 기용은 검찰 개혁의 가속화로 이어질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 등을 통해 검찰개혁을 강화하려는 여권으로서는 검찰 내부를 잘 알고, 검찰로부터 반발도 적은 인사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검찰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만큼 오히려 급격한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합리적이고 선비 같은 검사라는 평을 들었던 김 장관의 성품에 비추어 '안정'과 '개혁'이라는 상충적인 가치를 잘 조화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용한 성격이지만 업무에 있어서는 개혁적이고 진취적이라는 게 후배 검사들의 평이다.

송광수 검찰총장보다 한 기수 앞선 사시 12회 출신의 김 장관은 서울지검 남부지청장, 법무차관, 대검차장 등 법무, 검찰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전남 광양 출신으로 DJ정부 시절이었던 2000년 유력한 서울지검장 후보로 거론됐으나 건강문제를 이유로 보직을 사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28일 장관 내정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아직 정식으로 통보를 받지 않았는데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참여정부 출범 직후 서열파괴식 검찰인사 과정에서 김각영 당시 검찰총장이 퇴진할 때 한부환 법무연수원장, 이종찬 서울고검장과 함께 검찰을 떠났다.

당시 그는 "국민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지 못하는 오늘의 검찰 위상을 되새기면 슬픔과 부끄러운 마음에 가슴이 저려온다"는 후배 검사들에게 뼈아픈 퇴임사를 남겼다. 이후 1년4개월 만에 돌아온 그가 검찰을 어떻게 바꿔 나갈지 주목된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 법무부·검찰 반응- "전혀 예상못한 조치"

28일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교체 소식이 알려지자 법무부와 검찰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강 장관이 추진해온 개혁업무가 상당한 추진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교체한 배경에 대한 의문도 꼬리를 물었다.

법무부의 검사장급 간부들은 오전 긴급 모임을 갖고 장관교체의 진의를 파악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웠다. 공보실 관계자는 "아침에 기자의 확인요청 전화를 받고 '그럴 리가 없다'고 답변했을 정도로 전혀 예상치 못한 조치"라고도 했다.

법무부의 한 간부는 "청와대와 강 장관 중 어느 쪽에서 먼저 사의를 타진한 것인지 궁금하다"며 "근래 강 장관이 지치기도 했지만 물러나고 싶어하는 정도는 아니었다"고 의아해 했다. 초기에는 적응하는 데 갈등도 많았지만 이제 안정권에 접어들고 있는데 물러나게 돼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법무부의 한 간부는 "강 장관이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과 대검 중수부 폐지 등의 사안에서 검찰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려고 하는 때에 갑작스럽게 나온 조치라서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승규 전 부산고검장의 장관 내정 소식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았고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고생하던 강 장관이 나가 아쉽지만 새로 오는 김 장관도 합리적이고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워 강 장관 못지않게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고검의 한 검사는 "이제 검찰 조직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또 다른 검찰 간부는 "검찰 내부 사정에 밝은 김 장관은 강도 높은 검찰개혁을 이끌면서도 강 장관처럼 '검찰조직에 대한 이해가 낮다'는 역공을 당할 염려가 없다"면서 "장관 교체로 검찰 개혁이 오히려 가속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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