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에 이어 28일 240여명의 탈북자들이 입국하면서 사상 초유의 탈북자 대규모 동시입국이 무사히 종료됐다. 탈북자들은 경기도 모처의 공공기관 연수원에서 기본적인 조사를 받으며 한국생활 적응을 시작했다.전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도착한 1진과 달리 28일 입국한 탈북자 2진은 인천공항을 이용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입국자가 220여명으로 알려졌지만 마지막에 대상자가 추가돼 240여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들은 이날 새벽 동남아국가에서 출발, 5시간여의 비행 끝에 오전 9시29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탈북자들은 비행기 탑승이 처음인 듯 멀미를 하는 사람이 7∼8명에 이르렀지만 큰 탈 없이 비행을 마쳤다고 승무원들은 전했다.
별도의 입국 수속 없이 국가정보원이 제공한 전세버스에 오른 탈북자들은 곧바로 연수원으로 이동했다. 버스 창문을 커튼으로 가렸지만, 2시간 동안의 이동 도중 일부 탈북자들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창 밖 풍경을 구경하는 모습이었다.
연수원 정문에는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설치했고 외곽 울타리에도 의경을 배치, 취재진과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연수원이 위치한 지역 출신 한나라당 박순자 의원(비례대표)이 이날 오전 9시께 탈북자 면담을 위해 연수원에 들어갔으나 국정원의 허락을 받지 못해 연수원장에게 탈북자 현황 등을 물어본 뒤 곧바로 나오기도 했다.
탈북자들은 일단 신체검사를 받고 휴식을 취한 뒤 1개월 동안 합동심문을 받게 된다. 정부 당국자는 "동남아국가 현지에서 실시한 탈북자 선별 1차 조사가 시간과 인원제약으로 인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번 합동심문에서 우선적으로 신원조사를 철저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특히 조선족 위장 여부와 함께 과거 위장귀순 등의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공 용의점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연수원에 머무르고 있는 탈북자들은 대체로 밝은 표정으로 한국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에 입국한 탈북자들이 동남아국가 안전가옥에서 수개월 이상 생활을 하면서 한국 상황 등을 접했기 때문에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탈북자들은 합동심문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경우 순차적으로 경기 안성시 탈북자 교육시설 하나원에 입소, 2개월 동안의 정착지원교육을 마친 뒤 사회로 나오게 된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