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61)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와 장쩌민(江澤民·77) 국가중앙군사위 주석간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는가.이 의문은 중국이 아닌 대만 언론 등 외신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들이 권력투쟁설의 단서로 잡은 것은 장 주석이 27일 긴축정책과 관련, "진실을 말하고 실제 진상을 보고하라"며 제4세대 지도부를 질타했다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국영방송의 보도들이었다. 중국 지도부는 내부적으로 권력투쟁을 벌이더라도 외부적으로는 하나의 목소리만을 내기 때문에 균열의 조그만 단서가 실제 큰 투쟁을 의미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대만 언론들은 "권력투쟁에 불이 붙었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장-후의 대립 가능성은 2002년 11월 제4지도부 출범 때부터 배태돼 있었지만 오는 9월의 중국 공산당 제16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16期 4中全會)를 앞두고 불거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장 주석이 16기 4중전회에서 과거 지도자인 덩샤오핑(鄧小平)이 했던 것처럼 국가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를 후 주석에게 넘기고 권력을 완전 이양할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중앙군사위 확대 회의에서 군사위 주석직 사퇴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고 장 주석이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가 군권을 상당 기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장 주석이 제4세대 지도부에 포문을 열고 나선 시점도 음미해볼 만 하다. 장 주석 추종 세력들이 긴축정책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는 반면 후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은 긴축정책 의지를 굽히지 않아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후 주석은 지난 24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제15차 집체 학습 모임에서 기존 관행을 깨고 장 주석이 장악하고 있는 국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장 주석과 후 주석 사이에 투쟁의 기류가 흐르고 있음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후 주석이 이례적으로 군사문제를 언급하고 나선 것은 장 주석이 경제성장을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대만과의 군사경쟁에 치중하려는 데 대해 정면으로 맞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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