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사노맹) 사건의 총책으로 지목돼 옥고를 치렀던 백태웅(42)씨가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인권 무대에 모습을 나타냈다.백씨는 26일 개막돼 다음달 13일까지 계속되는 56차 유엔 인권 보호·증진에 관한 소위원회에서 정진성 위원(서울대 교수)에게 법률적 조력을 제공하는 자문역으로 활동한다.
그는 "유엔 인권위가 인권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측면이 있다"며 "인권은 정치적 대가를 노린 압력 수단이 아니라 협력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북한인권 특별법에 대해 "정치성이 개입돼 있다"며 "압력 보다는 협력을 통해 점진적인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백씨는 92년 사노맹 사건으로 구속돼 6년4개월간 옥고를 치렀으며 99년 사면복권되자 바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국제인권법 석·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에서 조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사면복권 후인 2001년 미국 뉴욕의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북한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법률 고문역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한 데 이어 올 봄 한국을 두 번째로 방문한 바 있다. 그는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인턴 연구원과 컨설턴트로 경력을 쌓았고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도 획득해 인권전문가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제네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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