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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따라잡기/불필요한 소비 '로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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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따라잡기/불필요한 소비 '로또'

입력
2004.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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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행산업은 전체 시장규모 15조9,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사행산업이란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복권 등을 말하는데 2002년에 비해 14.1%, 2000년에 비해서는 2.4배나 커진 규모이다.법률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20세 이상 국민 한 사람이 한해 45만4,000원을 사행산업에 지출했다는 얘기다. 사행산업이 불황에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에도 로또복권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로또복권의 매출은 3조8,000억원. 국내 편의점 시장의 규모가 3조4,000억임을 감안하면 로또를 판매하는 장소인 편의점 전체 매출보다 로또 단일시장이 더 큰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나에게는 로또가 있다”는 광고 카피가 의미하듯 로또복권의 주구입자는 서민이다. 그런데 서민들이 매주 700억원을 복권 구입에 사용함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다른 부문의 소비가 축소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전형적인 불경기 소비 패턴은 불요불급(不要不急) 상품의 소비를 줄인다는 것이다. 지금이 그렇다. 불필요한 소비가 급속히 줄어 심지어 치과, 성형외과와 같은 병원도 폐업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런데 로또 복권과 같은 시장에 소비가 집중되다 보니 다른 부문의 소비는 더욱 크게 줄어든 것이다.

물론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키는 것은 이뿐만은 아니다. 통계청의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도시 근로자의 가계지출에서 세금과 공적연금, 사회 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이 20.6%나 증가, 가계의 위축을 가져왔다. 아울러 소비구조 면에서도 월세 지출이 16.9% 증가했고, 사교육비도 사상 최고치인 29만7,000원을 기록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 사용이 늘어나면서 가구당 평균 통신료도 13만1,000원으로 최고 수준이다. 결국 다른 시장은 지속적으로 저가지향으로 흐르고 있다. 일본에서도 불황의 골이 최고로 깊던 1990년대 중반에 경마와 파칭코 산업이 최전성기를 달렸고 통신비(휴대전화) 부담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스포츠신문도 못 사보는 현상이 발생했다.

거시적으로 신용불량자 문제, 가계대출 증대 등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로또복권과 같은 대체 소비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정책도 중요하다. 로또복권 가격이 1,000원으로 줄어든다. 소비의 선순환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인호ㆍ현대백화점 유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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