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주식시장이 2001년 여름 장세와 유사하다는 의견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2001년에서 교훈 찾기' 작업이 분주하다. 당시의 장세를 잘 되짚어보면 지루한 횡보장이 계속되더라도 200% 이상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대박 종목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장세 3년전 바닥 장세와 유사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7월 들어 거래소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조6,426억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이번주 들어서는 연중 최저치인 1조2,000억원대에 머무는 등 증시에 극심한 '돈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2001년 6∼10월과 유사한 흐름이다. 당시 하루 거래대금도 2조원을 밑돌았으며, 특히 7월에는 하루 거래대금은 1조1,708억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또 장기 이동평균선이 단기 이동평균선 위에 위치하는 역배열이 나타나며 완연한 약세장이 계속된 것도 3년 전과 요즘이 일치한다.
대우증권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이동평균선 추이를 분석해보면 약세장을 의미하는 역배열이 한동안 진행된 후 각 이동평균선이 한 지점으로 수렴하게 되는데 이 같은 수렴이 조정장세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신호"라며 "현재 이동평균선의 움직임은 2001년 7월과 유사하며 9월께 수렴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2001년의 경우에는 수렴현상이 8월말에 나타났으며, 9·11 테러로 주가가 급락한 후 곧바로 대세 상승으로 전환했다.
횡보장에서는 배당주가 최고
2001년 여름은 그 이전해 말부터 시작된 지루한 횡보장세의 막바지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이제 막 2개월 남짓 진행된 올 여름의 횡보장세와 차이점을 보인다. 2000년 12월26일 종합주가지수 504포인트에서 시작된 당시 횡보장세는 2001년 9월26일 472포인트까지 6.3%포인트 하락을 기록하며 계속됐다. 그 기간 물론 몇 번의 상향돌파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SK증권 이지훈 연구위원은 "이처럼 상승동력이 부족한 횡보장에서는 외부요인보다 종목 자체의 장점에 의해 수익률이 좌우된다"며 "지루한 횡보장에서도 고배당 종목, 턴어라운드 종목, 시장지배력 갖춘 종목 들은 2배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 기간 37%의 배당률을 유지했던 태평양의 수익률은 240%에 달했으며, 부도위기에서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성신양회는 150%의 수익률을 올렸다. 현대모비스 역시 사업구조전환 성공을 모멘텀으로 같은 기간 10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세계(91%), 롯데제과(90%), 롯데칠성(62%) 등은 막강한 브랜드 파워와 시장지배력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며 높은 수익률을 시현했다.
이 연구위원은 "올 여름의 횡보장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2001년의 고수익 종목 대부분이 올해 횡보장에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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