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도 어린이들로 구성된 '섬어린이 합창단'(사진)이 첫 해외 공연 나들이를 한다. 전남 신안군 압해·임자·증도 등 7개 섬의 어린이 31명으로 구성된 섬어린이 합창단은 일본의 어린이문화단체인 스기노코 문화진흥재단 초청으로 다음달 7∼8일 일본에서 두 차례 공연을 갖는다.7일에는 도쿄 도시마구 공회당에서 일본 주니어아트 아카데미 학생들과 '한·일 어린이합창단 교류음악회'를 갖고 8일에는 에도가와구 종합문화센터에서 전일본합창연맹 주최로 열리는 '주니어코라스 페스티벌'에 한국대표로 참가할 예정.
이번 일본 공연은 피송자(皮松子·63) 낙도어린이후원회장이 지난해 춘천 인형극제 참가차 한국을 방문한 스기노코 재단의 오자와 유키오(小澤幸雄) 이사장을 만나면서 성사됐다. "당시 아는 분의 소개로 오자와 이사장을 만나 합창단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인사를 드린 게 전부였는데, 뜻밖에도 초청장을 보내와 너무 고맙군요." 섬어린이합창단은 지난해 8월 창단됐다. 지난 30년간 낙도 어린이 후원사업을 해온 피 회장이 이를 주도했다. 피 회장은 1974년 바지락을 키우던 한 섬 아이가 태풍으로 바지락이 모두 죽어 실의에 빠졌다는 뉴스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서 낙도어린이후원회를 구성했으며 해마다 이들 어린이의 서울 나들이를 지원해오다 30년째인 지난해 합창단을 만들었다.
사업가도 아닌 그저 평범한 주부인 피 회장은 섬 어린이들을 돕는 일이 재정상 쉽지 않아 매년 두 차례씩 서울 서초구청 광장에서 여는 바자회와 독지가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번 일본 공연비용도 바자회 수입금과 신안군청 등의 후원으로 어렵게 마련했다.
매월 한차례씩 신안군교육청에 모여 연습을 해오다 지난 5월부터 매주 토요일 호흡을 맞춰온 합창단은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합숙 연습에 들어갈 계획이다. 일본 공연에서는 동요 등을 부를 예정. 낙도어린이 후원회 회원인 가수 현숙과 소프라노 이정자씨가 특별 출연한다.
/신안=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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