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3일 아테네올림픽 개막식에서 공동 입장하는 남북의 선수들을 선도할 한국 기수로 여자배구의 맏언니 구민정(31ㆍ현대건설)이 선정됐다.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28일 신박제 선수단장 주재로 임원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구민정과 나란히 입장할 북측 남자기수 후보로는 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사격 7관왕의 서길산(50)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아시안게임때 북측 권총감독으로 내한했던 그는 지난달 북한이 보내온 선수 명단에 올라 있다.
KOC는 지난달 베이징에서 남북한 선수단을 선도할 기수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때처럼 ‘남녀북남(南女北男)’으로 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 남북이 처음 공동 입장했던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북측은 박정철 유도감독, 남측은 농구의 정은순이 기수로 나섰었다.
한편 KOC는 한국선수단 남자 주장으로 레슬링의 김인섭(31ㆍ삼성생명), 여자 주장은 선수단내 최고령인 사격의 김연희(44ㆍ김포시청)를 각각 선발했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를 따내 톱 10진입을 노리는 한국 선수단 376명은 다음 달 6일과 11일 두차례로 나눠 전세기 편으로 현지로 떠난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남측기수 구민정 소감-"중책 맡게 돼 영광이에요"
“개인적으로 영광이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아요.”
28일 다음달 아테네올림픽 개막식에서 공동 입장하는 남북 선수단의 남측기수로 선정된 구민정(30ㆍ현대건설)은 감격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부상과 나이 등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여러차례 망설임 끝에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는데, 한국을 대표하는 기수라는 중책까지 맡게 됐기 때문.
181㎝로 레프트 공격수인 구민정은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이후 28년 만에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배구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베테랑인 최광희(KT&G)와 함께 대표팀 맏언니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군산여상을 졸업한 뒤 한일합섬에 입단, 90년대 팀의 슈퍼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98년 현대건설로 옮겨 올해 V투어까지 팀의 겨울리그 5연패의 위업을 이뤄냈고, 올해 4년 만에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98년 방콕아시안게임,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모두 참가한 구민정은 올해 상반기 “한번 더 뛰어달라”는 배구관계자들의 끈질긴 설득에 다시 선수촌에 들어왔다.
그는 “아마 선수촌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크게 후회했을 것이다. 선배 언니들이 이룩한 올림픽 메달 획득을 이번에 반드시 재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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