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강정책 마련에 깊숙이 관여하고 클린턴 정부에서 대북정책조정관을 했던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스탠퍼드대 교수·사진)은 27일 존 케리 상원의원이 집권하면 곧바로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간 이견의 해소, 공동 전략의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페리 전 장관은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장에서 기자와 만나 "현 한미관계는 빗나가 있다"면서 "케리는 한미동맹의 복원에 최우선 순위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케리 의원의 대북 정책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어떻게 다른가.
"북한 핵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케리와 부시 같은 입장이다. 케리 역시 부시 정부의 6자 회담을 지지한다. 그러나 케리는 부시 정부가 북한에 핵 동결을 요구하지 않고 대화를 시작한 데 대해 비판적이다. 대화를 하는 동안에도 북한은 계속 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이 잘못됐다고 보나.
"부시 정부는 북한과 4차례 대화했지만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 이유는 부시 정부 내의 이견 때문이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대북 협상을 주장하지만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대화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화불가론이 득세하는 한 대북 협상은 의미 없다. 또 다른 장애는 한미간 이견이다. 케리는 한국과의 이견을 조정하고 완전한 합의를 하는 데 우선 순위를 둘 것이다."
―민주당 강령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의 폐기를 북한에 요구하고 있는데.
"부시나 케리 모두 매우 강력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 다 북한은 믿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다음 6자 회담에 대한 전망은.
"북한이나 미국 모두 미 대선 때까지 결정을 미룰지 모른다. 9월 회담에서 획기적인 진전이 있다면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케리 의원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돌파구가 마련되나.
"북한이 진짜 핵 무기 포기의사를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그것을 확신하지 못한다. 그 동안 북한과 진지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는 긍정적인 안을 갖고 협상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검증 가능한 해결을 원한다. 힘든 협상이 될 것이다."
―케리 의원이 승리할 경우 한미 관계를 전망한다면.
"케리가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진지한 구상을 할 것이다. 현재의 양국 관계는 빗나가 있다. 유쾌하지 못한 일이다. 나는 케리가 한미동맹 강화에 우선 순위에 둘 것이기 때문에 양국 관계를 아주 낙관한다."
―케리 의원의 대외정책을 평가한다면.
"케리는 부시 정부가 동맹관계를 약화시킨 데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케리의 최우선 과제는 동맹 강화다. 케리 의원은 집권하면 상처난 동맹관계를 치유하기 위해 각 나라를 방문할 것이다."
/보스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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