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웅(62·해사 20기) 신임 국방장관은 손원일 5대 장관(1953∼56년)에 이어 51년만에 해군 출신 국방장관으로 발탁됐다는 점에서 군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해병 출신인 15대 김성은 국방장관(63∼68년)이 있기는 했으나 당시는 해군과 해병이 통합되기 전이어서 엄밀한 의미의 해군 출신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5년 선배인 윤 장관은 합동참모본부 전력평가부장, 2함대 사령관 및 작전사령관, 첫 해군 출신 국방부 획득개발국장 등 작전과 전력강화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현역 시절 유력한 해군참모총장 후보였으나 김대중 정부 시절 전남 나주 출신 동기생 이수용 전 총장에게 밀려 99년 중장으로 옷을 벗었다.
그의 이런 이력과 강한 승부근성, 군 개혁에 대한 소신 등을 감안하면 일정기간 적응기를 거친 뒤 개혁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가늠할 수 있다.
우선 3군 균형발전과 군 구조개혁이 우선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장관은 3군의 전투력 통합 발휘와 합동성 강화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군 구조개선사업(암호명 8·18계획)에 기획처장으로 참여한 인물. 이 계획에 따라 90년 각군 본부의 군령권(군사작전 지휘·명령·용병 기능)이 합참으로 이양되고 각군 본부는 군정권(군사행정·인사 등 양병기능)만 수행하게 됐다. 이 계획에는 합참 구성원의 육·해·공군 장교비율을 8대1대1에서 2대1대1로 조정하는 내용도 있었으나 육군의 반대로 실패했다. 또 윤 장관은 공군력 증강에 대한 강한 소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장관은 '군이 국가발전을 이끄는 주역'이라는 식의 사관학교 교육철학도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군의 문민통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인사이다.
군 일각에서는 이에 따라 그가 민간인 국방장관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징검다리'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 국방부·軍 반응- "NLL전문가 해법 주목"
윤광웅 국방장관 임명 소식이 전해진 28일 군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베이지색 해군제복 차림 장교들의 발걸음이 유난히 가벼워 보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해군들은 환영 일색이었지만 군의 주류인 육군에서는 걱정의 목소리가 많았다.
군 내에서는 윤 장관이 남북 해군 간 교신 보고 누락사건으로 군 조직이 요동쳤던 만큼 일단 조직을 추스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조만간 조직장악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데 소군 출신 장관으로서 이 과정을 무난히 넘길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한 육군 장교는 "과거 공군 출신 이양호 장관 시절 육군 출신 일부 인사들의 은근한 견제와 복지부동으로 장관이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거의 다 육군 출신인 국방차관과 차관보급, 합동참모본부 본부장급에 대한 교체인사에서 육군의 저항을 뚫고 소군 출신을 등용할 수 있느냐가 첫번째 관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해군장교는 "그 동안 각군의 규모에 따라 기계적으로 나눠먹기식 예산 배정을 하다 보니 공군과 해군 등 소군의 전력강화사업이 육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왔다"며 "이 같은 사실을 잘 아는 장관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해군 장교는 "해군 조직에 대해 누구보다 정통한 장관인 만큼 잡음이 많기로 유명한 해군 진급·보직 인사의 투명성 제고에 적극 나서 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신임장관이 2함대를 지휘했던 서해 북방한계선(NLL) 전문가이니 만큼 그가 제시할 'NLL 해법'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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